"소진공입니다" "○○은행입니다"… 전화도 은행 공식 번호로
정부기관 및 시중은행 사칭한 소상공인 대출 홍보 스미싱 '기승'
관계자 "대출 관련 문자, 회신 말고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해야"

한 시중은행을 사칭해 발송된 문자사기(스미싱). 사진=정민혜 기자
한 시중은행을 사칭해 발송된 문자사기(스미싱). 사진=정민혜 기자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 대전에서 자영업을 하는 A(36) 씨는 최근 지역번호 서울(02)로 온 대출 안내 문자를 받았다. 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제1금융권인 한 시중은행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특례보증 대출을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A 씨가 간단한 신상정보를 입력하자, 은행 대표번호로 연락이 왔고, 자신을 해당 은행 ‘대리’라고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다운 링크를 안내 받았다. 앱을 다운 받아야 비대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듣고 A 씨는 그제야 스미싱 사기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A 씨는 “기관명, 단어, 심지어 은행 대표번호로 온 연락까지 정부기관에서 보낸 안내와 너무도 유사해 깜박 속을 뻔 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기관 및 시중은행을 사칭해 소상공인에게 특례보증 대출을 해준다는 문자사기(스미싱)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 소상공인 및 서민금융 지원을 실시하자, 이를 노린 사기 피해자들도 늘고 있다.

14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대전지역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19년 252억원 △2020년 207억원 △2021년 상반기 119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전시민들이 해마다 200억원 넘는 금액의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고 있다.

최근엔 정부의 소상공인 및 서민금융 지원제도와 유사한 명칭의 대출상품 안내하고 ‘무이자·저금리 대출’ 등 용어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사례가 급증했다. 각 지자체에서 소상공인 특례보증을 추가 지원하면서 관련 스미싱 문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대표번호를 통해 걸려온 전화사기(보이스피싱).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한 시중은행 대표번호를 통해 걸려온 전화사기(보이스피싱).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실제 지역에서 이를 혼동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대전시는 ㈜하나은행, 하나카드(주), (재)하나금융축구단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 대전신용보증재단 등 5개 기관과 함께 ‘자영업 닥터제’ 참여업체를 대상으로 경영안전자금을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해주기로 했다. 시에서 이자를 직접 부담해 2년간 무이자 혜택도 제공한다. 

해당 소식을 접한 일부 소상공인이 정부기관명이 포함된 스팸문자를 받고 같은 대출상품으로 착각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구 관저동에 거주하는 B 씨는 “지자체가 은행하고 함께 무이자로 대출을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대출 안내 문자가 진짜일 수 있다고 착각했다”며 “문자에 담긴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진흥공단 등 기관명을 보고 지자체에서 적극 홍보한다고 혼동하는 자영업자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지역신용보증재단 특례보증 상품 안내를 빙자해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한 휴대폰 스팸문자(피싱 추정)가 발생한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기관과 시중은행에서 먼저 대출안내가 온 경우는 물론, 은행 대표번호가 아닌 번호는 특히 스미싱일 확률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보증재단 관계자는 “그 어떤 기관에서도 대표번호가 아닌 02, 080,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대출관련 문자를 개인에게 전송하지 않는다”며 “보증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포함된 대출 관련 문자가 오면 곧바로 회신하지 말고 지역신용보증재단 대표번호로 직접 연락해 사실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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