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마다 고졸 검정고시를 보는 10대 청소년이 늘고 있다. 지난해 충청권 고등 검정고시 10대 지원자가 4469명으로 전년도 3800명에 비해 17.6%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로 향하는 이유가 걱정스럽다. 학교 부적응 등 학생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이 입시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택한 것이다.

충청권 교육청 등에 따르면 세종은 지난해 고등 검정고시 10대 지원자는 275명으로 전년도(188명)에 비해 46.3%가 증가했고, 충북도 지난해 1254명으로 100여명이 늘었다. 충남도 483명으로 32.1%가 늘었다. 대전만 1435명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교육계에선 정시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확대, 학생부종합전형 축소로 요약되는 대입 지형의 변화가 학생들의 학교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교내 수상,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 3년간의 종합적인 학교생활보다 수능과 내신 시험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굳이 학교에 남을 이유를 못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충청권 고등학생은 2017년 2703명에서 2018년 2859명, 2019년 2847명으로 매해 증가 추세라고 한다. 이처럼 10대 학생들이 공교육을 스스로 포기하고 학교를 떠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학벌 중심의 사고방식 때문으로 보인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교가 담고 있는 다양한 교육적 의미 대신, 입시를 위한 단순한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씁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신뢰가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반증 같기도 하다. 여기에는 수시로 바뀌는 입시제도와 정책도 한 몫 한다. 여기저기 눈치 보며 일관성을 잃어버린 교육당국도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더 이상 무너지고 있는 공교육을 방치해선 안 된다. 이대로 가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다. 학생들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꿈을 꿀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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