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자살자 3년새 6.2명 증가, 17개 시·도 중 증가폭 최고 커
세종, 4.7명 늘어 전국 세번째, 충남, 3년 연속 자살자수 1위
충북도 상위권…충청 전체 심각, “자살률 높은 이유 연구 필요”

충청권 연도별 10만명당 자살자 수. 자료 출처 통계정.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권 연도별 10만명당 자살자 수. 자료 출처 통계정.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최근 3년간 충청권의 자살자 수 발생 건수와 증가세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대전에서 발생한 자살자 수(인구 10만 명당)는 2017년 22.5명, 2018년 28.3명, 2019년 28.7명으로 3년 새 6.2명 늘어 전국 17개 시·도 중 증가폭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에서 발생한 자살자 수의 평균 증가세(2.6명)보다 2.38배 높고, 대전과 인구가 비슷한 광주(1.3명)보다 4.7배 높은 수준이다.

세종지역 자살자 수는 2017년부터 3년간 4.7명 늘어 증가폭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살자 수 증가폭이 가장 낮게 나타난 전남은 2017년(25.1명)부터 2019년(25.4명)까지 0.3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충남은 3년 연속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지속하고 있다. 충남의 자살자 수는 2017년 31.7명, 2018년 35.5명, 2019년 35.2명 등 꾸준히 전국 최상위권을 유지해오고 있다. 충북도 2017년 전국 4위(28.2명), 2018년(31.1명)과 2019년(31.1명) 각각 3, 4위를 차지하는 등 상위권을 기록했다.

성별로 보면 대전의 남성 자살자 수는 2017년 29.4명, 2018년 39.9명, 2019년 41.9명 등 3년 새 12.5명 증가해 자살률 상승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대전지역 여성 자살자 수는 2017년 15.6명에서 2018년 16.7명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2019년 다시 15.6명으로 하락해 제자리로 돌아왔다.

자살자 수 증가와 함께 자해·자살 시도 건수 역시 대폭 증가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의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자료에 따르면 센터급 응급의료기관을 보유한 16개 시·도에서 자해·자살을 시도한 뒤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수는 2017년 2만 8278명에서 2019년 3만 6336명으로 28.4% 늘었다.

충북은 3년간 자해·자살 시도 건수가 63.6%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대전과 충남도 각각 30.4%, 14.1%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은 센터급 응급의료기관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집계된 데이터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이 집계한 2019년 발생한 자살 동기를 살펴보면 대전·세종·충남·충북 모두 정신적 문제가 1위로 조사됐다. 전문가는 자살 발생에 대한 일반적인 원인으로 정신적 문제를 꼽았지만, 충청권에 집중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며 관련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안은경 대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센터장은 "고령화사회에서 노인의 자살률이 늘고, 취업난과 빈부격차로 인해 젊은층의 자살 또한 늘고 있지만 충청권의 자살률이 유독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며 "관련 연구를 진행하려면 자살자 유족들에게 심리부검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아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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