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텝, 15만7131건 분석
市 최초 데이터작업 의미
출연연 특허 전체의 48%
2000년대 급성장 후 감소
특허 연계 산업 취약 이유
특허분야 전기기술군 많은데
지역 생태계 서비스업 치중
개발해도 쓸곳 없는 미스매치

대전지역 특허출원 연도별 등록건수 추이 분석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대전지역 특허출원 연도별 등록건수 추이 분석 . 데이터 제공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시 출범 이후 처음 시도된 지역 보유 특허 분석을 통해 대전의 취약한 산업구조가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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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반이 과학기술역량을 따라오지 못하며 산업 불균형은 심화됐고,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으로 그나마 유지했던 특허 성장도 이제는 정체를 넘어 쇠퇴에 이르고 있다.

대전과학산업진흥원(이하 디스텝)이 1976년부터 지난해까지 44년간의 지역 보유 특허 총 15만 7131건을 분석했다.

대전에선 최초로 진행된 데이터화 작업이다.

그간 대전은 과학도시로 불리며 출연연, 대학 등 혁신기관에서 어마어마한 특허를 쏟아냈지만 제대로 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따라서 지역에서 창출된 특허들이 어떻게 활용되고, 연계할 주력 산업군은 무엇이며 얼마큼의 경쟁력과 가치를 지녔는지 알기 어려웠다.

디스텝은 대전 소재 기관의 지식재산 역량과 핵심기술을 분석하기 위해 관할 출연연, 대학, 기업, 개인, 공공기관 등의 공개 특허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전의 특허출원은 △도입기(1990~1999년) △성장기(2000~2007년) △성숙기(2008~2014년) △정체기(2015~2020년)로 구분된다. 예상대로 출연연이 전체 출원의 절반가량인 48%를 차지했고, 기업(22%), 개인(16%), 대학(13%) 순이다.

그런데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출연연 특허는 2000년대 급성장한 이후로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디스텝은 기업군이 적은 대전이 특허출원에 출연연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향후 정체 또는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대전의 특허등록 연평균성장률은 정체기(-1.53%)인 2015~2020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번 조사로 대전의 빈약한 산업구조 또한 가감 없이 확인됐다.

대전에서 출원된 특허는 전기기술군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으며 최근엔 물리학, 처리조작·운수, 생필품·농업 기술군이 증가했다.

하지만 실제 지역 산업생태계는 ‘서비스업’이 무려 78.2%를 차지, 광업·제조업(16.1%), 건설업(4.7%), 전기·가스(0.8%) 순이다.

이러한 지나친 산업 불균형은 과학기술혁신역량과 경제지표의 미스매치를 심화시키며 산업기반을 더욱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인적 자본역량과 혁신역량이 전국 3위인데 반해 지역경제역량이 최하위권인 15위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기술융합 특허가 점차 늘고 있는 점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대전에서 다양한 주체 간 R&D, 이종산업 간 연계 등의 사업화 추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고영주 디스텝 원장은 “이번 조사는 대전이 주력해야 할 기술군과 연계 확산해야 할 산업군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있다고 본다”며 “이를 기반으로 지역의 기술 트렌드와 산업 성장 가능성을 검토해 지역혁신의 발전 방향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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