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김윤석 2027하계유니버시아드 추진단장
메가스포츠 U대회 규모 올림픽급
충청권 생활 체육 기반 시설 확충
마이스 산업 활성화 효과도 기대
충청권 백제 중원 문화 부각 계획
4개 시·도지사 열성적 지원 장점
충청권 결집력 보여주는 게 중요
유치 신청지역 대학 결집력 중시
지원단 각 대학과 링크해 움직여야
FISU 대단한 조직… 눈높이 맞출 것

▲ 김윤석 2027하계유니버시아드 추진단장. 사진=이민기 기자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2027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충청권 공동유치전(戰)이 리드미컬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U대회를 심사대상 사업으로 확정했다. 국비 확보의 첫 관문을 넘은 것이다. U대회 추진단은 9월 국제스포츠연맹(FISU)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유치전의 본격화를 알리는 또 하나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지는 셈이다. 세계 속의 충청도를 만들겠다는 U대회 유치추진단의 작전 전략 등이 궁금해서 세종시 어진동에 위치한 지방자치회관을 찾아 김윤석 U대회 유치추진단장을 만났다. 그의 일성(一聲)은 "백제·중원 문화권을 배경으로 한 충청권 4개 시·도의 브랜드 가치를 널리 알리고 550만 시·도민들의 자긍심도 높일 수 있는 U대회 유치를 반드시 이뤄내겠다"였다. 김 단장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설명은 생동감이 느껴졌다. 충청권 시·도민들을 향해 U대회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요청하기도 했다.

-충청권의 2027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왜 유치해야 하나?

"세계 만방에 충청권을 알려야 한다. 세계 속의 충청권을 만드는데 스포츠만한 연결고리가 없다. 국제적으로 보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메가스포츠 이벤트는 올림픽과 유니버시아드대회 2개를 꼽는다. 아시안게임은 한·중·일을 빼면 작은 대회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답이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2003대구U대회와 2015광주U대회를 치렀는데 이 2개의 도시는 국제메가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얻은 게 참 많다. 정신적인 측면에서 보면 대구는 U대회 전에 지하철 참사가 있었는데 세계적 스포츠 행사를 통해 대구시민의 아픈 마음이 상당히 치유가 됐다. 광주의 경우 내가 광주부시장을 해서 잘 아는데 광주시민들은 가슴 깊숙한 곳에 5·18이란 뿌리 박힌 상처가 있다. 광주U대회를 통해 광주의 한(恨)이 모두 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치유에 적잖게 도움이 됐다. 충청권은 국가 GRDP(지역총생산)의 12.5%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제스포츠 대회를 단 한번도 유치한 적이 없다. 메가스포츠 이벤트 개최를 통해 충청권의 백제·중원문화 등을 알리고 지속가능성과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 충청권 경제 성장의 새로운 전환점을 창출해야 한다."

-학계에서는 스포츠 인프라 구축을 기대효과로 꼽는다.

"그렇다. 충분히 그런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구나 광주 모두 굉장히 훌륭한 스포츠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데 예를 하나 들면 U대회를 치르기 위해 광주는 국제규격에 맞게 수영장을 지었는데 대회 이후 초·중·고 학생은 물론 시민들이 아주 잘 쓰고 있다. 생활체육 인프라가 구축된 한 장면이다. 재정계획을 보면 시설비로 3427억원(경기장 신축, 개보수비, 증축비용, 훈련시설 개보수비 등)이 책정됐다. U대회 이후 충청권은 자연스레 생활체육 기반시설을 갖게 되는 것이다. 또 국제스포츠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할 수 있고, 광역교통망과 숙박시설 개선 등을 통한 마이스산업의 활성화에 다가갈 수 있다. 사실 외국에서는 아직 충청권을 잘 모른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여 경제로 연결하고 시·도민들의 자긍심도 높일 수 있는 U대회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

-메가스포츠 U대회의 실제 규모가 궁금하다.

"올림픽과 동일한 급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국내에서 개최된 각종 대회 참가국 사례만 봐도 U대회가 얼마나 큰 규모인지 알 수 있는데 광주 U대회 170개국, 평창 동계올림픽 92개국, 인천 아시안게임 45개국이 각각 참여했다. 미디어 분야 역시 U대회가 단연 앞서 있다. 광주 U대회에 세계 150여개국의 미디어가 참여한 반면 평창 동계올림픽에 92개국,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45개국이 참여했다. U대회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충청권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국제스포츠 이벤트이다. 비용대비 효과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가 유치전 상대인데 만만찮은 국가와 맞붙은 것 같다.

"미국이 한참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미국은 제출자료 등을 만드는 기술이 있고 재정 분야와 관련해 풍부한 기업 스폰서십 역량도 갖추고 있다. 풍부한 대학 스포츠 시설까지 갖췄다. 모든 면에서 노스캐롤라이나가 한발 앞서 가고 있는데…. 문화체육관광부가 U대회 추진단 법인설립 허가(8월말 예정)를 곧 하는데 허가에 이어 9월 유치의향서 제출과 동시에 모든 분야를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 눈높이에 맞추는 체제로 전환할 것이다. 국제 스포츠계에 충청권을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전략이 가장 어렵다. 기술적으로 소문을 잘 낼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찾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반미감정을 갖고 있는 나라들도 있지 않느냐. 아무튼 올코트프레싱으로 뛰겠다."

-충청권의 경쟁력과 장점은 무엇인가?

"충청권은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너무 알려지지 않았는데 충남 공주의 무령왕릉은 어마어마한 세계적 문화 유산이다. 이런 충청권의 백제·중원 문화를 앞세울 생각이다. FISU는 스포츠 시설만 보는 게 아니라 대학생들의 축제인 만큼 교육환경 등도 꼼꼼히 살펴본다. 교육 프로그램, 문화, 스포츠맨십 등을 모두 살펴보는데 문화유산 만큼은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안 질 것 같다. 대구U 대회 유치할 때 경주 문화재를 많이 홍보한 게 주효했는데 충청권의 문화유산 에다가 열기까지 더해질 때 U대회 충청권 공동유치가 현실화할 것이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 분들이 철두철미하면서도 정말 열성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FISU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유치 신청지역의 대학교가 얼마나 뭉쳐있는지를 본다. 아직까지 붐이 일어나지 않아 큰 일이다. 무엇보다 대학교와 대학생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충청권내 각 유치지원단이 만들어 져야 하고 이 지원단이 대학교들과 링크해 움직여야 한다. 이게 첫 번째다. 시·도 교육청의 지원도 중요하다. 아울러 충청권 550만 시·도민들이 큰 결집력을 보여줘야 한다. 광주 U대회 유치때는 시민 150만명 중 100만명이나 서명을 했다. 대구와 광주 모두 막강한 결집력을 보여줘서 U대회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충청권도 U대회 유치전을 계기로 삼아 충청의 결집력을 대내외에 보여줘야 한다. 여담인데 고인이 된 김운용 전 IOC위원이 '성화대의 불이 꺼질 때까지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잘 지내야 한다'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IOC란 조직의 위력을 말한 것인데 FISU 역시 대단한 조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FISU의 눈높이에 맞추겠다."

-내년 3월 대선이 치러지는데 U대회 유치 등과 관련해 공약화가 필요해 보인다.

"이미 4개 광역단체를 통해 U대회 유치 및 개최 지원 대선공약을 건의했다. 각 정당에서 U대회 개최의 필요성을 국가적 관점에서 봐주고, 특히 충청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 2021 국가브랜드가치 평가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삼성, LG, 현대의 기업 소프트파워는 압도적 우위에 있지만 외국에서는 이 기업들이 한국기업인지 잘 모른다고 평했다. 정부나 각 여야 정당이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못다한 얘기가 있나.

"다시 한번 대학교와 대학생들의 U대회에 대한 무한관심과 550만 시·도민들의 애정어린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U대회 유치의향서를 9월 FISU에 제출하는 것은 유치전의 서막이 오른다는 것을 뜻한다. 장기적으로 산업, 교육, 관광, 자연환경 분야 등 지역의 성장은 국제인지도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센 충청권의 결집력을 기대한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김윤석 유치추진단장(1953년생)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등에서 근무해 '정통 재무통'으로 불린다. 광주광역시에서 정무부시장·경제부시장을 잇따라 역임했고 2015하계광주U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의 경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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