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 15편- 빵덕후 취향저격! '빵지순례'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과거엔 주로 농수산물로 구성된 특산물들이 지역을 대표해 왔다면, 최근엔 ‘빵’이 지역을 대표하는 하나의 특산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전국 빵지도를 따라 돌아다니는 이른바 ‘빵지순례’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빵지순례’란 빵과 성지순례를 합친 말로, 성지순례를 하듯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는 것을 일컫는다. 스스로를 '빵순이·빵돌이'라 자처하는 젊은 세대가 늘면서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빵지순례 마케팅까지 생겨나고 있다. 어딜가나 맛있는 빵집부터 찾는 이들이 늘고 있고 소위 '내 삶의 반'까진 아니더라도 '내 살의 반'은 빵이 차지하고 있다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올정도다. 이번 충청투데이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팀은 '빵순이·빵돌이'를 자처하는 젊은 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대전의 빵집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역 브랜드로 떠오르다…'르뺑99-1'

르뺑99-1 매장 모습. 충청투데이
르뺑99-1 매장 모습. 충청투데이

'기본에 충실하자'가 경영 철학인 르뺑99-1은 천연발효 효모종 빵을 기반으로 지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이다. '르뺑'은 프랑스어로 빵을 뜻한다. 숫자 '99-1'에는 대전이 고향인 한도영 대표가 제빵사 자격을 취득하고 상경해 강남 유명 제과점에 첫 출근을 했던 1999년 1월을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지금까지 초심을 지켜오며 하나의 빵을 만드는데 반죽부터 완성까지 5시간이나 소요된다. 르뺑의 주요 제품은 크로와상과 페스츄리 등이다. 특히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크로와상은 프랑스산 최고급 버터로 만들어서 담백하고 먹을때 한겹한겹이 다 느껴질 정도로 바삭하고 부드럽다.

르뺑99-1 매장에 진열된 빵. 충청투데이
르뺑99-1 매장에 진열된 빵. 충청투데이

이밖에 샌드위치, 앙버터빵, 롤케익 등 100여가지 종류를 선보이고 있다. 매년 인지도를 쌓고 있는 르뺑은 지역 브랜드로 자리잡으며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는 모범적인 기업이 됐다. 지역 아동센터에 정기후원 물품을 기탁하고 있으며 유성구청 직원에게 간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한도영 대표는 “제과·제빵에 대한 열정으로 지역브랜드를 만들었고 직원들과 건강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좋은 재료와 제품,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르뺑99-1은 2016년 문을 연 이후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5년 만에 세종충남대병원에 2호점을 개장했다.

◆세계에서 인정한 '보보로베이커리'

보보로베이커리 매장.  충청투데이
보보로베이커리 매장. 충청투데이

대덕구 송촌동에 위치한 보보로 베이커리(BOVOLO BAKERY). 보보로는 달팽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느리지만 천천히,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겠다는 철학이 담겨있다. 특히 이 곳은 '국가대표 제과 기능장의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손창희 기능장은 각종 국내외 제빵대회에서 능력을 인정 받으며 수상경력이 매우 화려하다. 세계대회 수상기록 등을 통해 신뢰가 바탕이 되면서 손님들의 발길은 갈 수록 늘어가고 있다. 대표 메뉴로는 어니언베이글, 갈릭바게트, 찰떡치즈 등이 있다. 특히 잦은 품절사태(?)를 빚는 어니언베이글의 경우 바삭한 베이글 사이에 향긋한 양파와 크림치즈를 넣어 만든 건강간식으로 많은 이들이 즐겨 찾고 있다.

보보로베이커리 매장 내 진열된 빵. 충청투데이
보보로베이커리 매장 내 진열된 빵. 충청투데이

매니아 층을 뛰어넘어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보보로에선 매일 이벤트도 진행된다. 전날 판매하고 남은 제품을 다음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연중 진행하고 있다. 매장 내 마련된 테이블에서 음료와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이 곳은 오전 7시 30분부터 문을 열며 설과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모두 영업을 한다.
 
◆SNS스타 '관저당'

관저당 매장. 충청투데이
관저당 매장. 충청투데이

‘소수정예만 모아놓은 대전빵집’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는 관저당은 SNS를 통해 유명세가 확산되고 있다. 상호는 정성 관(款), 쌓을 저(貯), 집 당(堂)으로 '정성을 다해 천천히 만드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카페와 빵집이 결합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특히 내·외부 인테리어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 곳의 기본 메뉴들은 매일 새벽마다 '유기농' 재료만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모든 빵의 맛에서도 재료 본연의 맛과 신선함을 살린 느낌이 난다.

관저당의 빵. 충청투데이
관저당의 빵. 충청투데이

유기농 밀가루, 천일염 등으로 만들어진 '샤워도우'는 기본적인 식사빵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저온숙성한 '바케트', 독일식으로 만든 '호밀빵', 최고급 프랑스산 버터를 사용한 '페이스트리', 최고급 올리브 오일을 사용해 만든 '치아바타' 등이 있다. 가장 대표메뉴는 '잠봉뵈르'다. 잠봉뵈르는 바게트에 뵈르(버터)를 바르고 잠봉이라 불리는 저민 햄을 더한 프랑스의 국민 샌드위치다. 관저당의 빵은 딱딱한 편이라 입천장을 조심(?)해야 한다.
 
◆대전의 랜드마크 '성심당'

성심당 입구. 충청투데이
성심당 입구. 충청투데이

대전하면 성심당, 성심당하면 대전…이제 성심당은 단순한 빵집을 넘어 지역의 대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으로 초라하게 문을 열었던 지역 대표 향토기업 '성심당'은 거룩할 聖, 마음 心이라는 뜻을 담아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부터 지역민들과 함께 성장해 왔다. 대표메뉴인 튀김 소보로와 부추빵의 명성은 오랫동안 이어지며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이 즐겨찾고 있다. 이 빵에 대한 지겨움(?)이 느껴질 찰라, 성심당에선 새로운 빵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우선 MBC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영자 씨의 선택으로 유명해진 '명란바게트'가 대표적이다.

성심당의 빵. 충청투데이
성심당의 빵. 충청투데이

별도로 이 빵을 팔기 위해 마련된 코너와 빵 구입을 위해 계단까지 길게 늘어선 줄은 명란바게트의 명성을 보여 주고 있다. 28㎝의 바게트 사이, 오동통한 명란이 쏙 들어가 있다. 이와함께 은근히 성심당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테디셀러 '찹쌀주먹밥'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주먹밥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편견을 깨며 찰기가 있는 찹쌀밥을 기름에 튀겨 바삭함을 더했다. 잘게 썰어진 채소와 김가루가 찹쌀밥 안에 넉넉하게 들어 있다. 이밖에 튀김소로보 탄생 40주년을 맞아 선보인 '초코튀소'는 바삭한 튀김 소보로 위에 초콜릿 코딩을 입혀 완성됐는데, 새로운 주력 메뉴로 떠오르고 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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