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진 대전시 자치분권국장

예방접종센터에 들어오긴 했지만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예진표를 작성하려 하니 눈은 어둡고 순서가 돌아왔다는 방송도 잘 들리지 않는다. 젊은 사람들이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때 연두색 조끼를 입은 사람이 다가와 말을 붙인다. 예진표를 작성하는 방법과 예방접종 순서도 알려주고 주사를 맞기 위해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친절히 설명해 준다.

내 차례의 접종이 끝나자 내게 친절을 베풀던 그 사람은 이내 방금 전 접종센터에 들어온 노인 옆에 서 있다. 그 사람이 입은 조끼 뒤에는 대전시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이라는 이름이 선명히 적혀 있다.

요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 전염력이 높다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늘고 있고,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 자세도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어두운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 1차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전 국민의 30%인 1534만명을 넘어 섰으며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도 500만명이 넘는다.

대전 역시 시민의 28%가 1차 접종을 완료했고, 이 숫자는 100%를 향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정부가 당초 목표로 정한 11월 집단면역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는 숨은 공로자가 있다. 바로 코로나19 예방접종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이다. 앞에 언급한 사례가 바로 필자가 보았던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의 활동 모습이다.

자원봉사라는 단어는 라틴어 ‘voluntas(자유의지)’에서 유래했다. 단순히 돕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과거에는 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행위로 이해돼 왔지만 요즘에는 돌봄과 연대의 정신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 즉, 지역사회 문제나 국가의 공익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공동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활동으로 여겨진다.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의 역할은 예방접종센터 내 주차와 동선, 접종절차 및 예진표 작성 안내 등이다. 언뜻 보기에 소소한 일이지만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나서 위기 극복을 돕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4월 1일 활동을 시작한 이후 6월 말까지 누적으로 5356명의 봉사자들이 예방접종센터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코로나19 극복의 선두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발생 여부를 예상할 수 없고, 사람의 신체와 관련된 일인 만큼 대처도 어렵다. 하지만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과 통합자원봉사지원단처럼 자신의 의지에 따라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반드시 극복해 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상반기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이라는 이름 아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함께해 준 대전시와 4개구 자원봉사센터, 대전시 새마을회와 바르게살기운동, 자유총연맹,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모범운전자회, 대전적십자 대전세종지사, 자원봉사연합회 회원들께 감사드리며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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