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 14편- 대전 냉면 로드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바야흐로 냉면의 계절이다. 무더위는 잊어라. 우리가 맞닥뜨린 무더위는 냉면 욕구만 더하는 도구다. 충청투데이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팀이 대전 냉면 맛집을 소개한다. ‘대들보함흥면옥’, ‘이설옥’, ‘희락반점’. 각 맛집 고유의 감칠맛이 무뎌진 혀를 깨운다. 많은 돈은 필요치 않다. 초록색 지폐 한 장이면 넉넉하다. 얼마나 합리적인 소비인가. 냉면 한 그릇에 한 계절을 사랑할 수 있다.


대들보함흥면옥. 사진=송해창 기자
대들보함흥면옥. 사진=송해창 기자

◆SINCE 1956, 대들보함흥면옥

대들보함흥면옥은 1956년 2월 1일 대전 중구 은행동에서 첫 문을 열었다. 이후 70년 가까이 지역민의 입맛을 책임졌다. 대들보함흥면옥은 이미 곳곳에서 인정받았다. 2011년 대전시 ‘3대 30년 전통업소’, 2012년 농림부·한식재단 ‘한국의 맛을 이어온 100대 식당’ 선정 등 전국이 보증했다. 맛집의 완성은 단연 냉면이다. 가는 면발의 쫄깃함이 절로 엄지를 치켜세운다. 무, 오이, 고기, 달걀 등 갖은 고명은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 이제 한 젓가락 집을 때다. 물냉면은 슴슴하면서도 감칠맛이 일품이다. 한 입 먹는 순간 다음 젓가락이 기다려진다. 한 그릇 비우고 집에 가는 도중 육수가 생각나는 맛이기도 하다. 비빔냉면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새콤함과 매콤함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쫄깃한 면발은 비빔냉면의 맛을 더욱 극대화한다. 대들보함흥면옥의 장인정신도 기억하자. 김종훈 대들보함흥면옥 사장은 “매일 아침 겸손한 마음으로 주방에 들어간다. 음식이 기쁨이 되고, 웃음이 되고, 행복이 되길 희망한다”며 “많은 사람이 대들보함흥냉면을 통해 맛의 축복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설옥. 사진=송해창 기자
이설옥. 사진=송해창 기자

◆대전을 사로잡은 진주냉면, 이설옥

진주냉면은 경남 진주의 향토음식이다. 육전, 노란 지단 등을 고명으로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대전에서도 진주냉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이설옥’이다. 이설옥 매장에 들어서면 고소한 기름 냄새가 은은히 퍼져 온다. 육전이 부쳐지고 있음을 알리는 향기다. 그러나 잊지는 말자. 이설옥 으뜸은 단연 진주냉면이다. 이설옥 육수는 멸치, 새우, 황태, 바지락, 홍합, 다시마 등 해물을 주재료로 한다. 육수 한 모금에 해물 특유의 풍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온전한 육수를 맛보고 싶다면 식초·겨자를 넣지 말자. 적당한 굵기의 면발은 식감을 더욱 살린다. 성인 남자도 배불리 먹을 양은 사장님의 인심을 가늠케 한다. 하나 당부도 남긴다. 진주냉면과 함께 육전도 주문하자. 육전을 진주냉면에 감싸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육전 한 입 후 진하고 시원한 육수로 마무리하는 것도 추천한다. 그것이 바로 금상첨화다. 이 글을 읽고도 이설옥을 찾지 않는다? 이제부터 그것은 범죄다.

 

희락반점. 사진=송해창 기자
희락반점. 사진=송해창 기자

◆땅콩소스 중국식 냉면, 희락반점

냉면과 땅콩소스의 조합. 다소 익숙지 않을 수 있다. 괜찮다. 이제부터 배우면 된다. 단 첫 배움이 중요하다. 충청투데이는 학습의 장으로 ‘희락반점’을 추천한다. 희락반점은 중국식 냉면을 선보인다. 중국식 냉면은 고소한 땅콩소스가 특징이다. 희락반점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전복, 돼지고기, 무순 등을 넣어 맛과 풍미를 더한다. 오동통하고 살이 꽉 찬 새우도 냉면에 숨어 있다. 면과 육수를 잘 섞은 후 국물을 들이켜 보자. 고소한 땅콩 내음이 온 몸을 감쌀 것이다. 식초·겨자 등 별다른 첨가는 추천하지 않는다. 육수 그 자체의 맛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중국집에 온 만큼 지갑도 열자. 냉면과 곁들이는 중국요리는 당신을 더욱 미소짓게 할 것이다. 자리를 박차고 나오자. 오늘 하루는 당신을 위해 중국식 냉면을 즐기자.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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