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 비대면 수업 대다수
유튜브·지난해 녹화자료 대체
학생들 “수업환경 근본개선 필요”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지역 대학생들이 질 낮은 비대면 수업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8일 충청권 대학가 및 커뮤니티 사이트에 따르면 학생들은 실시간 화상 또는 녹화 형태로 진행되는 비대면 수업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학계의 이슈나 직업 현장의 현실 등 수업으로부터 기대한 실질적인 정보와 달리 실제 수업은 유튜브 영상 또는 지난해 녹화자료 등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천안소재 A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이 모(22) 학생의 경우 최근 전공 수업에서 교수가 초등학교 교사의 수업 영상을 보여줘 당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수는 조형의 원리를 잘 설명한 영상이라고 말했지만, 그런 이유라면 유명 미술 작품을 예시로 교수가 직접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학 수업이지 않나”고 토로했다.
비대면 수업에 실망한 것은 실습·실기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마찬가지.
교수의 설명으로 이뤄져야 할 수업은 유튜브 영상으로 둔갑하고 이마저도 실습도구를 제공받지 못한 학생 입장에선 강제로 이론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보건계열 학과를 전공하는 김 모(21) 학생은 “전공 특성상 교재본(실습도구)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거나, 현장에서의 실습을 통해 전공지식을 쌓아나가야 하는데 이런점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식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 갑갑한 심정”이라며 “눈으로 보고 머리로 그리는 수업방식으로는 추후 현장 실습을 나갔을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충청권 대학 커뮤니티에는 ‘9분 영상으로 대체된 1시간 수업’, ‘지난해 녹화 강의 재탕’, ‘또 막힌 시스템에 강의 못 듣는 중’ 등 기대 이하의 비대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에 일부 대학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강의 불만족에 대해 학생 1인당 10만~30만원을 장학금 형태로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나아지지 않은 수업방식에 학생들은 근본적인 수업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학 운영을 위해 장학금 환불 또는 감면이 어렵다면 최소한 온라인 강의 시스템 안정화는 물론 수업 질 향상으로 ‘대학다운 강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지역 B대학에 재학 중인 유 모(24) 학생은 “400만원 안팎의 등록금을 납부하면서 유튜브 영상을 볼 이유를 못 느낀다”며 “대학 측에서 학생들이 원하고,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업 환경을 조성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