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일수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장

수혈을 필요로 하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정기적인 헌혈 참여다.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에서는 매년 24만 건 이상의 헌혈 참여가 이뤄져 관내 의료기관에 혈액을 제공하고 있다. ‘헌혈’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헌혈에 대한 올바른 정보 외에도 오해로 비롯된 잘못된 정보들이 많다. 우리 몸은 헌혈하면 혈관이 좁아지고 빈혈이 생기고 질병에 걸릴까? 전혀 그렇지 않다. 혈액은 체중의 약 7~8%를 차지하는데 우리 몸은 전체 혈액량의 15%의 혈액을 여유분으로 가지고 있고 여유분 중의 일부(320cc, 400cc)를 헌혈하기에 헌혈 후 수분 섭취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건강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또 채혈시, 바늘로 인해 혈관이 순간적으로 수축하지만 곧 본래의 상태로 회복된다. 바늘이나 혈액백 등 헌혈에 사용되는 모든 기구는 무균처리된 일회용품이기에 한 번 사용 후에는 모두 폐기하므로 헌혈로 인해 다른 사람의 질병에 걸릴 위험은 전혀 없다.

이러한 헌혈에 참여하는 방법으로는 장소에 따라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가까운 헌혈의집에 직접 방문해 개인 헌혈에 참여하는 방법이다. 우리 혈액원은 대전시 6곳의 헌혈의집과 충청남도에 4곳(공주, 아산, 천안 2곳)의 헌혈의집을 운영하고 있다. 방문하려는 헌혈의집 위치·운영 시간을 확인하거나 대기시간이 적은 예약 헌혈을 희망한다면 ‘레드커넥트’ 앱을 이용해보길 바란다. 혹시 헌혈의집이 지역 인근에 없거나 너무 멀어 찾아가기 힘들거나 업무가 바빠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두 번째 방법이 있다. 우리 혈액원은 4대의 채혈 침대가 특장된 헌혈버스 8대를 보유하고 있고 대전세종충남지역 곳곳을 누비며 헌혈의집이 없는 지역에서도 헌혈자분들이 헌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헌혈·시민단체의 헌혈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단체 헌혈 섭외를 통한 헌혈버스 운영이 매우 어려웠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개학 연기로 확정돼 있던 단체 헌혈 스케줄이 대부분 취소돼 큰 혼란이 있었다. 이때 갑작스러운 헌혈 동참 요구에도 불구하고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가며 단체 헌혈에 참여해주신 수많은 민·관·군 단체에 감사를 전한다. 특히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 덕분에 혈액 수급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연대로 시작돼 점차 확대된 시민 헌혈도 서산과 논산, 홍성, 당진, 보령, 부여, 세종 등 지역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며 이웃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는데 힘을 보탰다. 올해는 상황이 좀 나아져서 꽃 피는 봄에 헌혈 참여도 활성화 될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다.

인도주의를 실현하는 형태와 방법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지만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지키고자 했던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은 항상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 가장 아픈 곳,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생명 나눔을 실천해주시는 헌혈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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