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앱 리뷰조작 사태 이어 맛집랭킹 조작 의혹 나와
알고리즘 활용 소비자 기만 행위… 양심영업 업주들도 분노

오픈채팅방에 '맛집랭킹'을 검색하자 주문 수 조작을 암시하는 상담방들이 올라와 있다. SNS 캡쳐
오픈채팅방에 '맛집랭킹'을 검색하자 주문 수 조작을 암시하는 상담방들이 올라와 있다. SNS 캡쳐

[충청투데이 송혜림 기자] 국내 유명 배달 앱에서 일어난 리뷰 조작 사태에 이어 맛집랭킹 조작 의혹까지 배달 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더욱 치열해진 배달 업계에서도 꿋꿋이 양심 영업을 해온 업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데다가 일각에선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란 지적이 나온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한 배달 업체 앱 내에서 일부 사업장들 위주로 ‘주문 수’ 조작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사업장의 경우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주문 수가 7000건을 돌파하는 기이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의혹이다.

일각에선 고객들이 주로 찾는 ‘맛집랭킹’ 채널에 매장명을 노출되기 쉬운 상위권에 올리기 위해 일부 업주들이 주문 수 조작 업체를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이 배달 앱의 관계자에 따르면 맛집랭킹은 주문 수, 리뷰 숫자, 재방문율 등 여러 기준을 두고 알고리즘에 따라 사업장 순위를 매긴다.

그러나 자신들을 마케팅 업체로 소개한 일부 주문 수 조작 업체들이 데이터 누적을 통해 배달 앱 내 로직(내부 알고리즘)을 파악했다고 주장하며 맛집 랭킹 순위를 조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오픈채팅방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또는 모바일 메신저 등에서 ‘맛집랭킹’을 검색하자 주문량 조작을 암시하는 상담방이 잇따랐다.

이들은 랭킹 순위에 들려면 주문 수와 재 주문율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미 알고리즘을 모두 파악했기에 위험 부담은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200여개의 사업장을 랭킹에 올렸다는 업체 관계자 A 씨는 “하루 중 여유 있는 시간을 협의해 여러 전화번호로 30~50여 개의 주문 작업을 한다”며 “일정 기간 후 해당 작업을 반복해 재 주문율을 높이고 신규주문과 번갈아 가며 점수를 쌓는다”고 말했다.

이는 해당 앱을 통해 일정 시간 동안 사업장에 전화를 걸면 실제 주문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주문 수에 집계되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관련 업계선 위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주문 수 조작 업체 관계자 B 씨는 “한 주소지를 배정하면 3~50건 주문이 들어간다”며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GPS, IP, 현위치 등 계속 변경돼 주문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전지역 업주들은 공정하게 영업하면 소위 '바보' 되는 배달업계라며 억울한 입장을 내비쳤다.

대전 유성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하루에 걸려오는 전화 주문은 고작 2~3건”이라며 “그래도 지금껏 공정 경쟁을 하려 노력했는데 연이은 배달 앱 조작 논란에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해당 배달 앱 관계자는 “주문 수를 조작하는 꼼수 영업은 공공연히 이뤄졌다. 이전에도 적발 사례가 있었다”며 “본사 내부에 검열 시스템이 있다고 들었으나 공개적으로 발표하진 않아 정확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배달 앱을 운영하는 사 측에선 지난해에도 허위 리뷰 조작 업체로 인한 문제가 불거지자 고소 방침까지 내세웠으며 리뷰 악용을 막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송혜림 기자 eeyyii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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