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수업·팀플생략·리포트 대체
학점 쉽게 받는 온라인 강의 인기
자리 확보 위한 금전거래 성행
大 “징계 경고했지만 잡기 어려워”

▲ A대학 커뮤니티에 게재 된 강의 거래 글.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대학 수업 트렌드가 비대면 방식으로 변하면서 이른바 ‘꿀 강의’를 찾는 학생들의 움직임이 ‘강의 금전거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학점 취득이 쉬워 수강신청 시즌에 과열양상을 보이는 인기 교양과목들을 비롯해 일부 전공(필수·선택)과목 등의 남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학생들 간 금전적 거래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본보가 대학커뮤니티에서 재학생들 간 강의를 금전적으로 거래하는 사례를 파악 한 결과 충청권 대학교 8곳 중 3곳에서 ‘강의를 구매한다’는 내용의 글을 다수 확인했다.

충청권 대학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에 따라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혼용하고 있다.

대다수 학생들이 직접적인 교수의 지도를 받지 않고 쉽게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강의 거래’라는 또 다른 문제가 대학가에 나타나고 있다.

실제 수강신청 및 정정기간 동안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생애설계 2만원에 삽니다’, ‘장애인복지론 구매, 제시 금액 최대한 맞춤’ 등과 같은 글이 게재됐다.

게시글에는 ‘5과목을 사겠다’며 수강신청을 마치 장보기처럼 취급하는 구매자(재학생)들의 댓글까지 올라오고 있었다.

재학생들이 돈으로 자리를 얻으려고 하는 대부분 과목들은 비대면 수업 중에서도 실시간으로 듣지 않아도 되는 녹화수업, 팀프로젝트 생략, 기말시험 대체 리포트 등의 과목이다.

심지어 수강신청 시기에 맞춰 쉽게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꿀 과목 리스트’도 올라오며 학생들의 간의 금전거래에 불을 지피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 측에서도 학생들의 강의 금전 거래에 대해 엄연한 위법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암암리에 거래를 하고 있다보니 심증만 갈 뿐 물증이 없다고 설명한다.

대전 소재 A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강의 거래가 이뤄지는 사실을 파악해 학생들에게 적발 시 징계에 처할 수 있다고 강력히 전달했다”며 “하지만 해마다 수강신청 시즌마다 강의 거래를 문의하는 글이 올라오고,거래가 완료되면 게시글이 사라져 난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학의 징계 조치에도 여전히 강의 거래가 성행하고 있어 실제 ‘졸업’ 및 ‘취업’의 명분으로 반드시 강의를 수강해야 하는 재학생들의 고충은 늘어만 가고 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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