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인동 청주시 복대1동 행정민원팀장

▲ 어인동 청주시 복대1동 행정민원팀장.

[충청투데이]  지난 2018년 환경부가 진행한 '제5차 전국 폐기물 통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양은 929.9g으로 1㎏에 육박한다. 그중 플라스틱 등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 306.5g으로 33%를 차지하는데, 이에 따라 썩지 않는 쓰레기를 줄이자는 일명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쓰레기 문제에 관한 가장 큰 화두는 이미 나온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라기보다 배출될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도 이런 취지에 부합하는 운동이다. 말 그대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 등 썩지 않는 쓰레기를 줄여 쓰레기 생산을 줄이는 생활습관을 장려한다.

 쓰레기 자체를 줄이자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은 4R의 실천 방법이 중요하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소비를 거절하고(Refuse), 소비를 거절할 수 없는 것은 줄이고(Reduce), 소비하면서 거절하거나 줄이거나 더 재사용할 수 없는 것은 재활용하고(Recycle), 쓰레기로 버리는 것을 다시 쓰자(Rot)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장바구니나 에코백 쓰기, 종이 타월 대신 손수건 쓰기 등의 운동이 있다.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가서 보면 내용물보다 부피가 큰 스티로폼 박스 안에 소량의 딸기가 담겨 있고, 생선은 스티로폼 그릇 위에 비닐로 과다하게 포장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실천하고자 마음을 먹은 뒤 하루는 큰 용기를 내어 집 앞 마트에 장바구니를 가지고 갔다. 처음에는 가게 주인에게 장바구니에 담아달라고 하는 것이 너무 어렵고 어색했지만 용기를 내어 “혹시 비닐봉지 말고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주실 수 있으신가요?”라고 물었더니 흔쾌히 담아줬다. 나의 작은 용기 하나로 또 다른 주변의 사람들이 환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은 최근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코로나 사태에도 꼭 필요한 운동이다. 지금 시점의 우리 사회는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있다.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관점에서 보면,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고민 없이 행하던 기존의 소비패턴을 바꿔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소비는 쓰레기의 시작이며 끝이다. 우리가 현명한 소비를 고집한다면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물론 기업의 제품 제조와 유통 방식까지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소비문화의 변화, 즉 장보기 방식의 변화는 쓰레기 제로의 시작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전 세계가 얼마나 가깝게 연결돼 있는지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체감 속도의 문제일 뿐 생활 쓰레기나 재활용 쓰레기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지역과 나라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이것이 지구를 살리는 착한 습관 '제로 웨이스트'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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