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숙 국립대전현충원 행정팀장

[충청투데이] 제법 따뜻해져 봄이 오나 싶었는데 꽃샘추위가 오는 걸 보니 겨울이 완전히 가지는 않은 것 같다. 아직까지 추운 날씨 탓에 바깥 활동하기가 쉽지는 않다. 특히나 직업 특성상 외부 활동을 주로 하는 분들은 추운 날씨를 견디는 것이 많이 어려울 것 같다.

조금 지난 이야기이지만 지난 겨울 차가운 날씨를 녹여줄 수 있는 훈훈한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접한 적이 있었다. 근무복인 코트를 입고 추위에 떨면서 근무하던 백화점 주차요원들이 코트 대신 패딩점퍼를 근무복으로 입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렇게 된 데에는 백화점 고객 중한 분이 근무복 변경을 백화점에 건의하는 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코트를 입고 근무하는 주차요원을 보고 야외에서 온종일 근무하는 데 많이 춥겠다고만 생각하고 대부분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데 실용적이고 따뜻함까지 겸비한 패딩점퍼를 근무복으로 입혀 달라고 개선 요구를 한 고객분이 백화점 측에 건의를 하였고 이를 들은 많은 분들이 공감과 지지를 표하였고 그 결과 근무복의 변화로까지 이루어졌다고 한다.

나와 관련이 없는 일이지만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여 마침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그분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하는 데는 이런 분들의 노력이 있어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공직사회에도 지속적으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보다 더욱더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의 수립과 실천이 요구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요즘 공직사회는 ‘적극행정’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적극행정’이란 무엇일까? ‘적극행정’은 공무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복지부동으로 대표되는 소극행정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도 안장자와 안장자 유가족을 위한 적극행정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멀리 있어 자주 찾아올 수 없는 유족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직원들이 담당구역을 정하여 묘소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유가족을 대신해서 묘역을 참배하고 그 영상을 유족에게 보내드리는 묘소사진 전송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은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방문이 힘든 유가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유가족이 없는 무연고 안장자의 기일에도 진혼곡 연주와 함께 묘역을 참배하면서 고인의 희생과 공헌을 잊지 않고자 한다. 흔히 변화를 위해서는 거창한 것에서 출발해야만 한다는 선입견이 있어 변화에 대한 어려움과 부담감을 느낀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변화를 실행하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백화점 주차요원의 근무복 변경에서 보듯이 변화는 큰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것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많다. 비록 시작은 작더라도 그 결과는 결코 작지 않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안장자와 유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작은 부분부터 적극적으로 살펴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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