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주민들 “7세 딸, 아빠 폭력 증언… 왜 격리조치 안 시켰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28일 발생한 천안시 두정동 부녀 사망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던 것으로 밝혀져 초동대응 조치 소홀에 따른 비판이 일고 있다.

천안서북경찰서와 주민 등에 따르면 당일 오전 9시경 천안 서북구 두정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40대 남자와 7살 딸이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까진 아빠가 딸을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시신의 상태 등과 관련한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경찰의 적절한 초동조치가 선행됐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이웃 주민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경부터 숨진 A 씨의 집에서는 고성과 비명, 물건 던지는 소리 등이 터져나왔다. 놀란 주민들은 112에 ‘남녀가 심하게 다투고 있다’며 신고했고, 새벽 12시 5분경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당시 경찰은 현장 조사를 한 뒤 아내 B 씨를 동생집으로, 남편에게서 분리시키는 조치를 한 뒤 돌아갔다.

그러나 주민들은 경찰의 이 대응 조치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인근 주민 C 씨는 “아빠의 거친 폭력에 큰 충격을 받았을 어린 딸은 왜 엄마와 함께 격리조치하지 않았는지 경찰의 대응에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같은 건물 아래층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경찰이 도착한 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열고 귀를 기울여보니 아이의 절박한 소리가 들려왔다. 딸은 ‘아빠가 엄마를 때렸어요’라는 호소를 경찰에 증언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아빠의 폭력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환경 속에 딸을 방치한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엄마와 함께 안전한 곳으로 격리 조치했다면 이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아이도 분리 조치하려 했지만 아버지가 친권을 주장하며 함께 있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사망 경위에 대해서는 국과수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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