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접종이 지난 달 26일부터 시작했다. 접종 나흘째로 접어든 1일 현재까지 2만 1177명이 접종을 마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는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전국 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의료진을 우선적으로 접종을 실시하고, 점차 일반 국민들로 접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백신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오는 11월경이면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전망이다.늘

온 국민이 마음을 놓을 일상생활로 돌아갈 날도 머지않았다는 희망도 함께 가져본다. 하지만 집단면역 형성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돌발변수는 물론 백신에 대한 앞선 기대감으로 방역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난해 12월 15일 신규 확진자는 약 20만 명이었지만, 12월 18일에는 약 25만 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1월 8일에는 30만 명 이상으로 폭증했다.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도 지난해 12월 8일 약 1만2000명이던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해 올해 1월 8일 약 6만 800명까지 치솟았다. 이밖에도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 접종을 시작할 당시 2000명 수준이던 신규 확진자는 올해 1월 20일 1만 명까지 급증했다.

정확한 원인 분석은 없지만 백신 접종 소식에 국민들의 방역 의식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이 같은 해외 사례를 우리는 눈여겨봐야 한다. 무엇보다 오늘부터는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대부분의 학교들이 개학을 한다. 한 의료 전문가는 현재의 국내상황을 ‘마른 장작과 같다’고 말했다. 작은 불씨 하나라도 언제든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 다시 한 번 방역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잡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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