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키우는 아이들 숨은보석찾기 캠페인]
② 다이아몬드를 닮은 서준이 (下)
강한 정신력·풍부한 감성 강점
장래희망은 프로파일러 선택
학원·온라인 강의로 학습 열중
범죄심리 관련책 소장하고 싶어
10년 뒤 신입경찰 돼 현장 누비며
어두운 곳 비추는 세상의 빛 될 것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마을이 키우는 아이들 ‘숨은보석찾기’ 캠페인은 지역 소외계층 아동들이 경제·정서적인 지원과 차별 없는 교육기회를 제공받고 꿈을 키워나가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애정 어린 관심을 쏟는데 목적이 있다. 이번 캠페인의 두 번째 보석, 최서준(15·가명) 학생의 꿈은 위험과 위기에 놓인 사람들과 우리 사회 어두운 부분을 밝은 곳으로 구원해내는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 수사관)다. 숨은 원석이었던 서준이가 제 빛을 내는 멋진 보석으로 거듭나는 훗날에 주목해본다. <편집자주>

“사고 현장 목격 후 갖게 된 경찰관의 꿈”

경찰관의 꿈은 2019년 우연히 추락사고 현장을 목격한 후 갖게 됐다. 그 날 내가 본 경찰관들의 모습은 따뜻하면서도 단호했고 신속하면서도 정확했다. 그 현장을 진두지휘 하고 사건을 해결해가는 경찰관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는 사이 안도감을 느꼈고 동시에 존경심이 들었다. 마음속에서 작은 불꽃 하나가 타오르는 순간이었다.

사고를 직접 목격하긴 했지만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처음엔 이불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까이서 사람임을 확인한 후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무엇보다 일단 생명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났다. 떨리는 마음과 목소리를 붙잡고 바로 경찰에 신고 전화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신속하게 출동했고 현장은 빠르게 마무리됐다. 집에 돌아 온 후엔 엄마를 통해 경찰에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 현장의 목격자였고 진술까지 하다 보니 어른들은 혹시 이 사건이 어린 나에게 트라우마로 남진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물론 처음엔 나조차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오히려 경찰이라는 꿈을 갖게 됐다. 특히 최근 학교에서 했던 직업 적성 검사에서도 경찰관이 높은 순위로 나와 적성과도 딱 맞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진심으로 꿈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다보니 경찰관도 다양한 직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교통계도, 형사민원, 범죄 등을 다루는 것 이외에도 과학수사, 사이버수사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매력을 느꼈다. 이 중 프로파일러는 사건 뿐 아니라 사람의 심리를 다루는 직업이다. 강한 정신력과 풍부한 감성을 강점으로 사람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먼저 발견하고 중대 범죄사건 해결은 물론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

이 꿈의 실현을 ‘숨은보석찾기’와 함께 할 수 있어 든든하다. 꿈으로 향하는 길을 함께 걸어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생긴 기분이다. 장학금은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는데 우선 사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눈여겨봤던 문제집과 참고서 구매는 물론 학원, 온라인 강의 등을 수강해 심화 과정까지 학습해 보고 싶다. 현재 집에 있는 컴퓨터엔 한글 프로그램 등 기본적인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담임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할 때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집에서 걱정 없이 숙제를 마음껏 하고 싶다. 또 중학교 필수 도서로 추천해 주셨던 책과 범죄심리 관련 책들 중 마음에 남았던 책을 집에 소장해 두고두고 읽을 계획이다. 학습과 독서로 마음의 양식을 쌓으며 사람과 사회에 대한 시야를 부지런히 키워나갈 생각이다.

‘숨은보석찾기’는 지원이 끝난 이후에도 내 꿈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인다고 한다. 단순히 장학금 지급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더 성장하고 있는지를 계속 확인해 주는 것이다. 이런 꾸준한 관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앞으로 꿈의 계단을 힘차게 뛰어오르겠다고 다짐해본다.

“10년 후 진정한 다이아몬드로 거듭나기 위해”

10년이라는 시간은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 부지런히 준비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딱 10년째 되는 해, 그때쯤이면 신입 경찰로서 첫 사건 현장에 투입돼 곳곳을 누비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공부해 왔던 것들을 실전에 적용하며 꿈을 실현했다는 행복함을 만끽하고 싶다. 사실 이런 상상만으로도 벌써부터 심장이 머리 위에서 발끝까지 오가는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미궁에 빠진 사건의 실마리를 찾고 단서를 잡는 그 순간마다 온 몸에 전율이 흐를 것 같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할 테지만 신입 경찰로서 한 소중한 경험들은 훗날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프로파일러로서 성장하는데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종종 신문 기사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 등을 돌린 경찰관의 소식을 접한다. 세상엔 빛이 되는 경찰관들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경찰들로 인해 시민들의 믿음과 신뢰를 점점 잃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어떤 일이든 발 벗고 나서 도움을 주는 경찰이 되고 싶다. 요청하지 않더라도 부족한 것을 먼저 알아보고 그들의 억울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정확한 진실을 풀어내면서 ‘민중의 지팡이’라는 이름 앞에 당당하고 싶다.

내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와 비슷한 환경에 놓인 친구들과 나누는 일도 해보고 싶다. ‘숨은보석찾기’를 통해 꿈에 한 발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던 만큼 그동안 경험하고 받은 것들을 반대로 그 친구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 웃음과 사랑은 나눌수록 배가 된다고 했다.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 속에서 분명 행복이 있을 것이고 꿈을 위한 길이 선명해질 것이라 믿는다. 또 직업 특성을 살려 주변 지역 아동들을 위한 직접적인 도움도 주고 싶다. 최근에 이슈 됐던 끔찍한 아동 학대 사건 같이 생각보다 우리 주위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다. 이 사실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법적인 도움부터 봉사활동까지 다방면에 걸쳐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

10년 뒤 나 스스로에게는 “그동안 잘 해왔고 앞으로도 힘내라”고 다독여주고 싶다. 학창시절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 왔던 것처럼 사회에 나가서도 담대히 하라고, 어린 시절 마음에 품었던 그 불꽃이 사그러들지 않도록 매 순간 정성을 다하라고 말하고 싶다.

마음에 심은 꿈의 씨앗이 ‘숨은보석찾기’로 움터 나오고 있다. ‘숨은보석찾기’는 그동안 막연하게 계획하고 상상해왔던 것들을 현실로 재현해 내는데 도움을 주는 동시에 꿈의 길잡이 역할을 해 줄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보석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 전까진 돌덩이에 불과하다. 이를 다듬고 연마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비로소 제 빛을 드러낸다. 이제 막 그 과정을 시작하는 문 앞에 와 있다. 앞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진정한 다이아몬드가 돼 있을 미래의 내가 기대된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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