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K-바이오 선봉에 선 충청권이 ‘한국형 바이오랩센트럴’ 유치를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바이오 창업·벤처의 성지 대전과 6대 바이오 행정기관이 위치한 충북 청주 등이 내달 본격적인 공모를 앞두고 물밑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내달 바이오랩센트럴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치고 입지 선정을 위한 지자체 공모를 시작한다. 사업 규모는 2000억원으로 예상되며 스타트업·벤처 창업의 기반이 될 핵심 인프라인 만큼 유치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먼저 최초 사업 제안지역인 대전의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띈다. 대전시는 2019년 보스턴 방문에서 랩센트럴을 견학하고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물론 지역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벤치마킹을 선도해 왔다. 이후 2년여간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충남대병원 등 산·학·연·관 혁신주체를 모아 유치 전략을 수립해 왔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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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과학부시장 역시 23일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그는 “랩센트럴을 통해 바이오벤처 창업 300개사 설립과 이 중 100개 기업을 글로벌로 진출시킬 비전을 세웠다”며 “대전은 1990년부터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정부나 지자체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성장한 이력이 있어 랩센트럴이 설립된다면 시너지가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력한 후보지인 인천에 맞서기 위해선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인 유치 공세도 동반돼야 한다. 실제 인천은 대전보다 뒤늦게 유치전에 합류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 인프라와 정치권 협력체계가 구축돼 전방위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후보지 중 한 곳인 충북 청주(오송)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 6대 바이오 행정기관이 집중돼 있고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사업이 다수 포진돼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대학병원 등 임상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대전을 랩센트럴의 거점지로 삼고 인근 청주와 세종 등을 묶어 충청권 바이오밸리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랩센트럴은 단순히 지역적 관점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바이오 창업의 본거지 대전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지역기업들이 어떻게 앵커기업을 대체해 스타트업을 끌고 나갈 수 있을지를 디테일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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