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옥 청주복지재단 상임이사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20년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전년 대비 2만838명 감소했다.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나타났다. 그런데 인구는 줄었지만 세대수는 큰 폭으로 늘었다. 1인 세대의 증가 때문이다. 1인 세대는 전체 가구 수의 40%에 이르고, 60대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5%나 돼 '나 홀로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구 자연감소와 고령화는 다양한 사회문제로 연결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국가경쟁력이 약화할 우려가 있고 의료비와 노인 부양 부담의 증가, 고령자 돌봄을 위한 복지 급여의 증가 등은 국가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노인 1인 세대 혹은 고령의 부부 세대의 증가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 혼자 살면서 사회교류가 적은 노인은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노인에 비해 일상생활 기능이 급속히 저하된다. 고독과 무기력함으로 신체적 움직임이 줄어들고 삶의 활력도 떨어진다. 이는 정서적 우울로 이어지고 노인의 우울감은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로 연결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노인의 사회활동과 타인과의 접촉, 방문을 통한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졌다. 사회복지기관을 이용하여 사회활동과 교류를 하던 많은 노인이 집에 머물게 되면서 신체적, 정서적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바로 노인의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노인의 일상생활 기능 저하를 막는 예방적 차원의 복지서비스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2021년 업무보고에서 “돌봄 격차를 해소하여 포용적 돌봄 안전망을 강화하고, 공백 없는 돌봄을 제공하겠다” 고 발표했다. 노인복지서비스는 어르신들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게 지원될 필요가 있다. 노인이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체중이다. 노인의 체중이 갑자기 줄면 일상생활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체중 감소가 영양불균형과 근력저하, 신체기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균형적인 식사 관리와 식재료 지원이 기본이 되는 노인 건강관리 서비스가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

치매나 노인성질환을 앓는 어르신들은 전문적인 돌봄이 필요하지만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어르신들은 최대한 스스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셀프케어'를 위한 건강, 영양, 운동, 위생 등 전반적인 생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방적 서비스가 우선되어야 한다. 만성질병과 관리에 대한 정보 제공과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유도하고, 운동과 낙상예방 교육,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도하는 예방적 서비스는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의료보험 및 복지 예산의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도 급속히 늘어가는 고령인구에 대응해야 하는 노인복지에서 '셀프케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어르신 각자가 스스로를 잘 돌보고 관리하는 것이 먼저이고 이후에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 맞다. '언택트 시대'에는 노인뿐 아니라 시민 모두가 건강한 삶을 위해 자신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잘 관리하는 '셀프케어'는 언택트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수적인 셀프복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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