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블루팡스 경기 모습. 연합뉴스 제공
삼성화재블루팡스 경기 모습. 연합뉴스 제공
대전지역 프로스포츠 연고 팀 소속 선수들이 ‘학폭 미투’에 휩싸이면서 프로배구·야구 시즌의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적잖은 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에 거론된 선수들은 각 팀의 주장과 유망주인 터라 논란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시즌 운용에 대한 어려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9일 저녁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에는 두 구단 소속 선수에 대한 학교폭력 의혹을 담은 글이 게재됐다.
 
삼성화재 박상하에게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1999년 제천중에 입학한 후 시골에서 왔다는 이유로 지옥이 시작됐다”며 “박상하와 함께 몰려다니던 패거리들이 교복을 벗기고 돌아가면서 집단폭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삼성화재는 19일 오후 7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부터 박상하를 출전 중단시켰다.
 
주전 센터인 박상하 없이 경기를 치른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에게 3세트를 연달아 뺏기며 맥없이 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승점 21점으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삼성화재로써는 ‘막판 뒤집기’마저 어려워진 상황.
 
구단은 전력 고민에 앞서 학교폭력 논란과 관련한 사실규명 먼저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선수 본인 면담 결과 해당 학교폭력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으나 좀 더 명확한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구단 차원에서 게시글 작성자와의 대면 면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박상하 선수는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이글스 로고.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이글스 로고. 한화이글스 제공
같은 날 한화이글스 B선수에 대한 학교폭력 폭로 글도 SNS를 통해 실명·사진과 함께 게시됐다. 피해를 입었다고 나선 C씨는 “초등학교 재학 당시 집단폭행을 당하고 교실 곳곳에 이름과 욕이 적혀있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가족이나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해결책이 되지 못한 채 괴롭힘은 점점 심해졌다. 그중 한 명이 현재 한화에서 프로 선수로 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C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에는 치료를 받지 않았고 상태가 더 심해진 중학교부터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약을 복용했다”며 “지금은 기억을 지우려 해도 단편적인 기억이나 이름이 떠오르곤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화 구단은 19일 밤 10시경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선수와 면담을 통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으며 20일 오전, 단장을 비롯한 유관 부서 팀장·실무자들이 비상소집됐다. 이번 의혹의 당사자는 최근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유망주로 안 그래도 외야 자원이 부족한 한화에게 예상치 못한 리빌딩 변수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실제 선수 본인은 물론, 선수 학창 시절 담임선생님, 선수 지인·선후배에 대해 해당 사안에 대한 인지 사실에 대해 파악했다”며 “현재까지 구단이 얻은 정보로는 사실 여부를 뒷받침할 만한 판단의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구단이 가능한 선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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