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

조선말 선각자 육당 최남선 선생은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천하를 지배한다고 일갈했다.

근대사에 있어 바다에 도전하는 자는 강자가 되었으며, 바다를 지배하는 민족이 세계를 지배했듯이 바다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가 증명하는 명제다.

현대사에서도 얼지 않는 바다를 얻기 위해 크림반도를 차지하려는 러시아나 베트남, 필리핀, 중국과의 남중국해 해상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등 세계는 해상영토 확장을 위해 여전히 포성 없는 전쟁이 진행 중이다. 특히 해양수산자원과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 망간, 텅스텐 등의 해양광물자원, 조력, 파력 같은 해양 에너지 자원 등 바다가 제공하는 무궁무진한 자원이 부각되면서 바다는 미래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어 세계 각국은 끊임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제 세계 각국은 미래산업의 원천인 바다의 영토확장보다는 바다 밑 환경에 대해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바다는 각종 해양오염으로 시름하고 있다.

해양오염으로 인해 미세플라스틱이 청정지역인 북극해에서 발견되고 가장 깊은 바다에 이르기까지 바다 전체를 오염시키고 있다.

또한 연안어장에서는 강을 통해 들어오는 육지 쓰레기와 함께 어업용 그물이나 양식시설, 폐선박, 버려진 닻 등이 집중적으로 쌓여 생물의 서식지를 아예 덮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버려진 그물이나 통발은 생물이 걸려 죽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이 되고 있으며, 바다 밑을 덮어버린 쓰레기들은 생물들의 알과 치어를 보호하지 못해 더 이상 생물이 살 수 없게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지만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이며, 해안선의 면적은 약 1만2천㎢. 우리나라 주권이 미치는 바다 즉, 배타적 경제수역은 약 44.3만㎢이다. 수많은 해양생물들이 살고 있는 갯벌면적도 2393㎢에 이른다. 해양면적은 남한 육지의 4.5배에 달하는 면적인 것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는 바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이러한 바다의 환경을 살리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살리는 것이라 할 것이다.

보령시는 바다환경 지키기가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하고 앞장서서 바다밑 해양쓰레기 수거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원산도, 외연도 등 아름다운 섬 90개를 보유하고 있는 보령시는 육지면적이 586.7㎢이지만 연안해역 면적이 2519.7㎢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육지의 4.3배를 차지하고 있다.

보령시는 지난 2019년에 19억5000만원을 투입해 2000여톤의 해양쓰레기를 처리했고, 지난해에도 20억원을 투입해 2100톤을 수거했으며, 올해에는 항포구와 도서지역 쓰레기 2300톤을 수거할 계획으로 22억5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에는 침적쓰레기 수거 환경정화 행사를 추진하고 1회 추경에 해양쓰레기 수거 예산을 편성해 바다 밑에 쌓인 해양쓰레기를 집중 수거, 바다환경을 지키는 원년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바다 쓰레기가 적어지면 수산 어획량이 많아지고 쓰레기가 물고기와 함께 그물에 걸리는 일이 적어져 어업인들의 조업 여건도 개선되게 된다.

바다는 무한한 자원의 보고이다. 이 바다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도 국가의 경쟁력이 될 것이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도 중요할 것이다.

보령시는 중국을 마주하고 있는 서해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 바다의 중요성을 깨닫기 위해 보령시가 먼저 해저 침적쓰레기를 집중 수거해 서해 전 지역에 확산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남해, 동해, 나아가 세계적 바다환경 지킴의 발원지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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