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영 산내농업협동조합 조합장

최근 도심을 떠나 깊은 산속에서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을 다룬 프로그램이 50대 이상 중장년층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번잡한 도시 생활을 다 떨쳐 버리고 산속에서 유유자적하며 사는 모습이 그저 부럽기만하다.

나도 은퇴하면 저렇게 한번 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몇 년 전부터 귀농 귀촌 열풍이 거세다. 왜 도시인들은 귀농 귀촌을 꿈꾸는 것일까?

아침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저절로 눈이 떠지고 창문을 열면 앞에 산이 보이고 푸르게 펼쳐진 들이 보인다. 사시사철 주변에 꽃이 피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여유.

주말에 도시에 사는 친구들이 내려오면 텃밭에서 기르는 쌈과 채소로 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를 하며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은 현실이 될까? 많은 사람들이 꿈을 갖고 시작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실패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귀농 귀촌을 실패하는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살펴볼까 한다.

제일 먼저는 준비 부족이다. 귀농은 사업으로 정말 치밀하게 조사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그저 막연한 꿈처럼 퇴직하고 시골에 조금만 땅 하나 얻어 전원주택에서 농사나 하며 살아보자는 말은 그대로 꿈일 뿐이다.

주변 사람들이 뭐가 좋다더라라는 말을 듣고 지인의 힘을 빌려 농사를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무슨 농작물이 좋다고만 이야기를 들었지 직접 본 적도 없고 먹어본 적 없는 경우가 태반이고 그 작물의 특성에 대해서는 아는 것 하나 없으니 농사는 실패가 당연하다.

다음으로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따른 부적응이다.

귀농은 사회적 이민이라 불리는데 그동안 살아왔던 방식과 문화, 하는 일 등이 180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귀농 귀촌을 실패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귀농 귀촌에 실패한 사람들이 아주 많다.

진정 귀농 귀촌을 원한다면 농촌에 대해 철저히 공부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귀농 귀촌의 실패 원인은 바로 원주민들의 텃세다.

농촌 지역은 은근히 텃세가 심하다. 짧게는 수십 년 많게는 수백 년 대를 이어 살아오며 이룬 마을인데 그곳에 낯선 사람이 들어온다면 경계를 할 것이다. 농촌 특유의 소수집단 문화와 눈칫밥 등을 이겨내지 못하면 농촌에서 살 수 없다.

귀농 귀촌에서는 3척 즉, 잘난 척, 배운 척, 있는 척하는 사람은 주민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농사의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농업의 특수성상 결코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

원주민과 친분을 쌓고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것이 귀농 성공의 지름길 이기도 하다. 이렇듯 귀농 귀촌은 보는 것과 달리 어려움이 많다. 도시 생활에 지친 당신이 퇴직 후 진정 자연인이 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철저한 준비와 학습만이 성공한 귀농인, 행복한 농촌 생활을 보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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