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종 천안오성고등학교 교장

모든 조직은 필요한 목적과 목표가 있었기에 만들어졌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라는 조직의 목표는 무엇이고 그 목표와 조직 구성원들의 행복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학교라는 조직의 목표 즉, 학교교육의 목표는 학교급별로 차이가 있지만, 고등학교의 수준에서 교육목표는 ‘학생의 적성과 소질에 맞게 진로를 개척하여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교육은 이러한 학교교육의 목표가 얼마나 잘 달성되고 있을까?

현장에서 오랫동안 교육활동에 종사해 온 한 사람으로서 자신있게 "아주 잘, 성공적으로 달성되고 있다"라고 답하지 못하고 있다.

요즘 행복한 학교가 강조되고 있다. 충남교육청의 ‘행복한 학교, 학생중심 충남교육’을 비롯하여 많은 시도교육청들이 '행복'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행복이 현재만의 행복으로 그치지 않고 미래의 행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교육의 목표 달성을 전제로 한 학교생활의 행복을 이야기해야 한다.

학교교육의 목표를 떠나서 지금 당장은 학교생활이 행복할 수는 있겠지만 그 행복이 미래로 이어질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것은 다른 문제인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정해진 시간보다 수업시간을 줄인다면 학생이나 교사의 입장에서 조금은 더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그 만큼 더 행복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력 저하라는 역풍을 만나게 될 것이고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결국 학교라는 조직이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반대로 방과후 학교를 의무화하는 등 수업시수를 늘리고 학업성취를 크게 강조한다면 학교의 학력은 향상되고 상급 학교로의 진학실적은 좋아질지 모르지만, 학생도 교사도 수업준비와 학습에 쫓겨 행복감을 못 느끼는 학교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좀 더 지나치게 되면 교단을 떠나는 교사가 늘어나고 학생 중에도 과중한 수업 부담에 시달리다가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을 찾는다든가 자칫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조직의 목표달성과 구성원의 행복 달성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나치게 조직 목표 달성에 매진하는 것은 자칫 구성원의 행복을 박탈할 우려가 있고, 그렇다고 구성원의 행복만을 강조하면 조직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지나치게 현재의 행복만을 강조한 나머지 그들의 미래의 행복을 잃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 지금 당장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행복까지 담보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학교교육으로 균형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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