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 대전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

생활예술은 전문인만의 예술 활동이 아니라 일반 시민 모두가 전문예술인과 함께 주체가 돼 자발적으로 향유하는 예술 활동이다. 2013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이 되고 이 법을 모법으로 하여 우리 대전시에서도 같은 해에 '생활예술진흥 조례'를 제정하고 생활예술을 장려하고 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하고 즐기고 있었다. 다만 이것이 예술이라고 여기고 있지 않았을 뿐인 것이다. 예술은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만 즐기고 우리의 생활과 동떨어진 분야이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상에서 TV와 인터넷 매체를 통해 공연과 다양한 문화예술을 인식하지 않고 즐기며 가까이하고 있었다.

우리 대전에는 도시철도 안전문과 버스 승강장에 '詩 뿌리다 市 꽃피다'라는 슬로건으로 지역 문인들의 작품 시 한편을 접하고 있다. 오고가는 발걸음 잠시 멈추는 동안 문학의 향기를 느끼는 짧은 시간의 여유로움을 갖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작은 한 톨의 씨앗이 꽃이 되어 대전시를 꽃밭으로 물들이고 문학의 향기를 뿜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문학예술을 접하고 있었으며, 적극적 참여자는 시민대학, 주민 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고 동호회 등으로 활동 역역을 넓혀 생활예술로 발전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대전문학관,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 대전전통나래관의 교육프로그램은 생활문화에서 더 나아가 문학 분야 등단을 통한 전문예술인으로 도약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으며 무형문화재 교육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유자의 제자가 되어 함께 무대에서고 활동하는 모습은 생활예술의 발전에는 전문예술인의 매개자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문·비전문예술가의 구분 없이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 누구나 주체자로서 참여하는 예술 활동이 생활예술이다. 생활예술은 매개자인 전문예술인과 함께 협력을 통해 비전문예술인과 동반성장하는 것이 예술생태계의 선순환의 모습인 것이다.

시민들이 수동적 예술의 향유자를 넘어 예술을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주체가 되는 생활예술은 우리 전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의 생활예술은 전문예술과 공존하면서 함께 전해지고 있다. 농악놀이를 하는 남사당패, 솟대쟁이패 등은 예술 활동을 직업으로 하여 전국을 돌며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터를 찾아 공연을 펼쳤던 전문 예술집단 이었으며 지역의 농민 중에서 꽹과리·장구·소고·북 연주에 뛰어난 사람들을 모아 만든 두레가 중심이 되어 연행의 집단을 구성한 것이 두레패로 생활예술 집단인 것이다.

삶의 질 향상으로 예술에 대한 접근이 대중화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예술분야는 지역에서 주민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동호회가 생겨나고 있다. 이에 대전시와 대전문화재단에서는 생활예술의 활성화와 시민의 건전한 창작·공연·전시 등 예술향유 기회 도모 등 생활예술인 화합과 공동체 형성을 위해 생활예술 활동 장려와 진흥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동호회에 따라 역량강화와 성장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 지역의 아마추어 여성합창단에서 지휘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단원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생활 예술인이며 주체자인 것이다. 합창음악은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인간의 목소리를 하나로 하여 어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연습 시간에 늘 강조하며 지도를 해왔다. 어울림의 화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동호회라는 공동체 인식을 해야 한다. 나의 소리를 낮추고 남의 소리를 조금 더 들어가며 하나로 만드는 과정이 이 사회가 지향하는 것이고 생활예술을 통해 공동체 인식과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의식하는 것이다.

생활예술은 이렇게 우리 생활의 일상 속에서 참여자와 주체자로 공동체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저 즐기고 향유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전문화재단은 생활문화와 전문예술과의 상생 발전이라는 큰 미션을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질문하며 사명을 다하고자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우울감 해소를 위한 심리적 방역은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취미활동을 못하면서 야회활동이 줄고 있는 상황에 음악, 미술, 독서 등 좋은 사람들과의 소통은 우리의 생활을 즐겁게 만드는 생활예술로 심리적 방역이 조금이나마 가능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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