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계가 달렸는데 교회가 뭐라고 그런 짓을 벌이냐, 성경 공부를 제대로 안 한 거 아니냐”

대전 IEM국제학교에서 100명 이상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다음날. 현장 인근에서 만난 식당 주인은 욕설을 섞어가며 열변을 토해냈다. 기사엔 차마 풀어내지 못할 폭언들이 이어졌지만 그 심경은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또다시 종교단체로부터 촉발된 집단감염에 정부의 방역 조치는 연장됐고 안정세와 확산세가 거듭되면서 소상공인들은 불확실성 속에 갇힌 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종교단체의 확진자 치료에 막대한 혈세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민들의 분노도 거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확진자 1명당 평균 45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를 고려하면 이미 300명대를 넘어선 IM선교회 관련 확진자들로 인해 혈세 10억원 이상이 소모될 것으로 추정된다. 관계기관에선 진료비를 비롯해 집단감염으로 소요된 방역 비용 등의 구상권 청구를 염두하고 있다. 그러나 IEM·TCS국제학교 등 비인가 교육시설이 그동안 법적 테두리 밖에 있어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행정명령 위반 여부와 집단감염 발생의 인과관계 규명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대전 서구는 소상공인에게 임차료 5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총 32억여원이 6400여명의 소상공인에게 지원될 예정이며 예비비를 긴급 투입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상공인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쓰임새에 따라서 혈세의 가치와 와닿는 무게는 달랐다. IM선교회 관련 확진자의 치료비 추정치만 10억원대, 집단감염으로 지역사회에 끼친 직·간접적 영향까지 포함하면 피해는 이보다 더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50만원씩 임차료를 지원한다면 적어도 2000명이 추가로 혜택을 볼 수 있는 규모다. 만약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그 예산을 좀 더 필요로 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집단감염으로 인한 여파는 지속되고 있고 설 명절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소상공인들은 신년 계획을 물론, 장기적인 청사진을 그려볼 수도 없었다.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소상공인들이 입이라도 맞춘 듯 종교단체를 비판하며 똑같이 내뱉는 말이 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IM선교회를 비롯해 집단감염을 야기한 여러 종교단체는 그들의 성전에서 감염병으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누구나 알고 있는 성경말씀까지 저버린 모습이다. 현장에선 늘 날선 비판 뿐만 아니라 이같은 갈망도 내놓는다. 부디 사태가 반복되질 않길 바란다고.

조선교·취재2부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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