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작년 신생아 수가 27만 명으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 숫자는 2017년에 36만, 18년에 33만, 19년 30만에 이어서 큰 폭으로 낮아진 수치입니다.

신생아의 수치는 향후 5년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취원 할 원아 수와 관계가 있고, 6년 후부터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학생 수와 직결됩니다.

2017년을 기준으로 2019년에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추계를 살펴보면 유치원과 어린이집 취원 대상 영유아 수는 2025년 즈음에 최저치를 기록하다가 다시 점차 늘어서 2033년에 작년 수준으로 늘어나고 약간의 고개를 넘어 그 이후부터 아주 완만하게 줄어듭니다.

초등학교도 2030년까지 줄어들다가 약간 늘어 2040년까지 약간의 고개를 넘은 이후 매우 완만하게 줄어듭니다. 즉, 지금부터 8년 동안 취학아동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 흐름은 몇 년의 간격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이어집니다.

물론 이 수치는 출산율에 의해 위로 움직일 수도 있고, 아래로 내려올 수도 있습니다. 이 추계에서 예측한 모델보다 2020년 출산아의 숫자가 적었던 것으로 보아, 위로 올라갈 가능성보다는 아래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종합하면 향후 몇 년 동안 급격하게 줄다가 이후에는 완만한 증가 후 아주 완만한 감소의 시기에 들어갑니다.

저출산 시대에 교육과 학교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장 향후 4~5년간 줄어드는 유치원, 어린이집 취원 유아의 수로 인해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에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을 것입니다.

초중등과 달리 유아부분은 국공립과 민간, 교육청과 지자체, 영아와 유아 등으로 나뉘어 있어서 취원 영유아 감소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습니다. 국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이나 교육청이 운영하는 공립유치원의 경우에는 이 고비를 넘길 수 있겠지만, 민간이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지금 사립대학처럼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유아 교육과 보육을 담당하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통합하여 대응하여야 합니다. 유보통합이 되었더라면 질서 있게 대응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수요와 공급이 매우 다양해서 교육청과 지자체가 통합운영체제를 만들지 않고서는 영유아 민간시설들은 존립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영유아 감소상황에서 국공립시설과 민간시설이 모두 연착륙을 할 수 있도록 공급과 수요의 통합조절, 적절한 지원, 효율적 운영, 역할 분담 등에 대해서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매우 어려운 10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종시에서는 다른 곳보다 먼저 준비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일단 이런 문제를 시나 교육청 모두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중등학교의 경우에는 도시 지역이 아닌 읍면지역은 유초중등의 통합운영을 고민하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면 통합학교에 맞는 교사의 배치와 운용, 학교의 공간구조 등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학교 규모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교사가 하나의 교과목을 가르치던 것에서 바뀌어 복수의 교과를 가르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학점제 운영, 학생의 선택권 확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가르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의 역량이 더 커져야 하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상황에서도 드러났듯이 학교라는 곳은 교습소와 달리 아이들의 지식 전달뿐 아니라 아이들의 삶 전체를 보살피는 기능을 합니다. 먹이고, 돌보고 다독이는 일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교육과 보살핌의 양을 늘리는 것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그 질을 높이는데 치중해야 합니다.

학급당 학생 수의 평균은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아직도 과밀학급이 있는 지역이 있습니다. 여전히 교사들의 행정업무는 많고, 아직도 상담교사는 부족합니다. 학교 복지사도 필요하고, 사서교사도 필요합니다.

기재부는 30년까지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통계를 제시하면서 교육재정을 줄이자고 하지만, 2030년 이후에는 완만한 상승기가 있고, 그로부터 10년쯤 지나야 현상유지 수준의 완만한 감소로 이어집니다. 향후 7~8년 동안 해야 할 일은 학생 수 감소에 상응해서 교육과 보살핌의 질을 높이는 일이고, 이를 위해 교육재정을 확보해야 합니다.

향후 몇 년간의 학생 수 감소에 대비해서 해야 할 일을 차분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위기는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이 위기를 교육과 보살핌의 질을 높이는 기회로 만들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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