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팀장

"어디 사세요?" "저는 직지의 고장인 청주살아요."

청주지역은 한반도 중부내륙에 위치한 지리적 요건으로 일찍이 삼국의 접경지로 치열한 각축이 벌어졌으며 신라통일 후 서원소경이 설치되어 비로소 지방통치의 거점으로 부상하였다.

그후 중요성이 인식되어 983년 고려 성종 2년에 12목의 하나인 청주목이 설치되었고, 1018년 8목의 하나로 정비된 뒤 고려말까지 계수관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였다. 계수관이란 일정범위 지역에서 지방통치의 핵심이자 가장 중심이 되는 고을 또는 그곳에 파견된 수령을 의미한다.

이와같이 청주목이 주변의 공주와 홍주(현재 홍성)를 제치고 계수관으로 선정되어 영역을 대표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보다 중앙의 관점에서 청주가 지리적으로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삼국시대에는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지리적 요건이 사람들을 모이게 만들고, 지식을 전파하고, 경제를 발전시켜 다른 지역보다 수준 있는 정치, 경제, 종교, 교육, 문화를 만들었으리라 필자는 생각하며, 대표적으로 직지가 그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직지는 금속활자로 찍은 책 중 가장 오래된 책으로 고려의 인쇄기술이 세계 최고 선진국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직지로 대표되는 금속활자는 정보를 저장하고 보급하는 당시의 혁신적인 매체였고, 반도체는 현재 정보를 저장하고 시스템을 활용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즉, 현대에는 반도체가 있다면 고려시대에는 금속활자가 있었다. 필자는 직지와 반도체의 공통분모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전세계가 노리는 미래경제는 자율주행, 5G, 클라우드, AI로 축약하여 볼 수 있으며 이는 반도체의 성능에 승패가 달려있다. 그러므로 반도체기업의 발전이 미래경제를 책임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반도체의 대표주자인 SK하이닉스가 여기 청주에 있는 것 또한 우리의 경제발전에 그린라이트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은 상생하며 공존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기업이 이윤을 창출할 수 기반을 마련해주며, 기업은 이윤을 다시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하여 나란히 동행하는 길이 서로 상생하는 길이다.

이와 같이 청주는 역사적으로 많은 발전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 도시이므로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현재의 여건을 직시한다면 미래를 볼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어디사세요?" 라고 다시 물으면 "저는 역사와 전통이 숨쉬고, 현재를 발전시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직지의 고장 청주에 잘 살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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