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 국민의힘 대전시당 수석대변인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전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기부 이전이야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이 됐지만 그다음이 문제다.

중기부를 붙잡는 것이 단순히 정부 기관이 하나 옮겨가는 상징적인 의미가 아닌 대전 미래 먹거리와 연관이 크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정부대전청사와 함께 대전에 내려와 오랜 시간 대전과 함께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대덕연구단지는 대덕연구개발특구로 거듭났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충북 바이오 집적단지를 연계해 과학을 산업으로 연결할 과학비즈니스벨트도 추진됐다. 그 한가운데에는 집적된 과학기술이 있었고 중소기업청이 있었다.

과학기술과 기업을 연계하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기업은 이윤이 남는 기술을 찾고 있고 과학은 순수과학에 머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가교를 중소기업청이 꾸준히 역할해 왔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훌륭하게 해냈다.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된 것도 바로 이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대전은 과학기술도시, 벤처기업으로 대표되는 도시다. 이제 대전은 중기부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그 가운데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인프라가 금융이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하고 성장하는 데는 자금이 필수다. 자기 자본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창업 이전부터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성장단계에서는 대규모 펀드가 유입돼야 한다.

대전은 이 자본을 유치해야 한다.

대전시는 벤처기업에 투자할 자본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투자자본은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 성장 가능성을 볼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 주는 것이 자본에는 중요하다. 수도권, 특히 서울에 밀집해 있는 투자자본은 지역에 연고를 둔 스타트업에 투자하길 주저한다고 한다. 지역기반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 검토 시점에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판단한다 하더라도 꾸준히 지켜보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미래를 보는 현실적 안목도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러한 지역적 한계를 벤처기업 혹은 연구기관 스스로 해결하고 경쟁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공공 인프라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열쇠일 수 있다.

대전시는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과학기술을 산업화하는데 필요한 금융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연구해야 한다. 금융 시스템과 자본을 억지로 대전에 가져올 수는 없다. 대전시 자금을 직접 투자하는 펀딩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자본이 탐내는 투자환경과 생태계는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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