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설 명절을 20여일 앞두고 밥상물가가 심상치 않다. 장보기가 겁난다는 말이 곳곳에서 들린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품목을 중심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계속된 한파에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이 크다. 농축산물은 명절이 가까워지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계수입은 줄어드는데 장바구니 물가마저 상승한다면 서민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닐 거다. 더 오르기 전에 물가를 잡으려면 선제적 조처가 긴요하다.

at대전세종충남본부에 따르면 충청권 식량·채소·과일·수산 물가가 지난해 대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at는 향후 물가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긴 장마와 가을의 잦은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한데다 최근 영하10℃를 웃도는 한파로 출하량이 줄었다고 한다. 달걀가격이 크게 올랐다. 특란 10개 기준 소비자가격이 평년보다 22.4% 오른 2177원으로 조사됐다. 달걀 한판(30개) 가격이 6500원을 넘어섰다. 쌀, 양파, 마늘을 비롯해 오른 품목이 많다. 돼지고기, 소고기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가 어제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 건 적절한 조처다. 밥상물가가 불안하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계란 공급을 위해 한시적으로 수입 물량(5만t)에 대한 긴급 할당관세 적용에 나섰다. 사과, 배 등 16대 핵심 성수품은 설 연휴 전에 집중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수급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기 바란다. 매일매일 가격을 체크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수급불안을 틈타 매점매석행위가 파고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서민 장바구니를 놓고 장난을 치는 일은 없어야겠다. 민생경제침해사범은 엄중히 다스림으로써 건전한 상거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탕주의를 노린 농산물원산지 표시위반도 마찬가지다. 값싼 수입품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농산물원산지 둔갑이 명절 때만 되면 더 기승을 부린다. 농민보호차원에서 강력히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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