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 직격탄 맞아 초토화…
화랑 대관·졸업전시회 취소
지자체 차원 지원책 목소리도

13일 대전 중구 대흥동 일대 문화예술의거리에는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주변 상권 소극장, 갤러리, 화방등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격으며 페업하고 문화예술의거리는 기약없는 기다림만 남아있다. 이경찬기자chan8536@cctoday.co.kr
13일 대전 중구 대흥동 일대 문화예술의거리에는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주변 상권 소극장, 갤러리, 화방등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폐업하고 문화예술의거리는 기약없는 기다림만 남아있다. 이경찬기자chan8536@cctoday.co.kr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는 오랜 시간 대전 예술인의 피와 땀, 눈물이 모여져 상징성이 있었는데 관객의 발길이 끊기며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네요.”

13일 오후 2시 대전 중구 대흥동 일대 '문화예술의 거리'에는 간혹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만 들려올 뿐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원래라면 겨울방학을 맞이한 대학생과 초·중·고등학생들로 활기를 띄었을 시기이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여파로 해묵은 적막만이 감돌았다.

상시 공연이 가능한 무대를 갖춘 우리들공원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버스킹 명소로 불리는 등 누구나 자유롭게 끼를 뽐내는 기회의 장이었으나 전날 온 눈이 소복이 쌓인 무대가 코로나로 자취를 감춘 문화예술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했다.

중구 문화예술의 거리는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오원화랑을 시작으로 이공갤러리, 우연갤러리 등 화랑들이 옹기종기 들어서고 여러 소극장들도 터를 잡으면서 조성됐다.

예술 시설들이 생기니 자연스레 화방과 표구사, 공방 등이 근처에 모이게 됐고 지금의 대전 문화예술 심장부로 거듭났다.

얼마 전 오원화랑은 거취를 옮겼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민간 예술 단체와 시설이 중구 원도심에서 튼튼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가 할퀴고 지나간 자리는 그야말로 초토화가 됐으며 지금까지 원도심에서 문화예술의 명맥을 사수해온 예술인들도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 지역 화랑 관계자는 “전시회를 열어도 관객들을 맞이하지 못하니 작가들이 대관을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미술전공 학생들의 졸업 전시회도 줄줄이 취소돼 화랑이 생기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전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라는 자부심 하나만으로 자리를 지켜왔는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가 두렵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올해까지 이어져온 대전방문의해로 지역 문화예술계는 관광객 유치를 기대했으나 사실상 물거품 되면서 허망함이 크다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관객과의 소통이 단절된 문화예술의 거리를 두고 지자체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복영한 대전연극협회장은 “지난해에만 대흥동에서 3곳의 소극장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면서 “소상공인에 해당이 안돼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문화단체들이 대다수인터라 일시적인 월세 지원 등의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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