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정도희 부의장, 예산 언쟁중 화 못참고 유리컵 들었다 내리쳐
수차례 사과했지만 민주당 의원들 “사퇴하라” 압박… 여야 갈등 봉합 여부 관심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소속 의원에 대한 천안시의회 최초의 징계요구가 ‘경고’를 내리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천안시의 올해 본예산 154억원 삭감과 관련해 극한 대립을 보이던 여야 의원들 간 갈등도 봉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천안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13일 오전 ‘천안시의회 의원(정도희) 징계 요구의 건’을 상정했다.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는 천안시의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알려졌다. 이날 비공개로 열린 윤리특위 회의에서는 ‘천안시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등에 관한 조례’의 징계기준에서 ‘기타 품위손상’을 근거로 ‘경고’를 내리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 15명은 지난달 18일 국민의힘 정도희 의원(시의회 부의장)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윤리특위에 제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 의원이 지난달 16일 오전 9시 30분경 의장실에서 김월영 의원을 향해 유리컵 집어 들고 마치 위해를 가할 것 같은 태세를 취해 소란을 야기했다’고 징계 사유를 적었다.

당시 의장실에는 황천순 의장과 정도희 부의장, 여야 원내대표, 김월영 복지문화위원장이 참석해 예산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부의장은 김 위원장과 언쟁을 벌였고, 화를 참지 못하고 앞에 있던 유리컵을 들었다가 강하게 내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정 부의장은 김 위원장에게 사과했고, 긴급 의원총회에서도 의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 의사를 전했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적절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이달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와 부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또 시내 곳곳에 ‘여성의원 욕설, 컵으로 위협! 국민의힘 정도희 부의장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붙이며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 이상 어떻게 사과를 하라는 것이냐”, “현수막까지 붙이고 망신을 줬으면 된 것 아니냐”는 식으로 반발했다.

이처럼 예산 삭감 이후 극한 대립을 이어가던 여야의 대치가 이번 윤리특위 결정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권오중 윤리특위 위원장은 “우리 의원들이 시민들을 걱정해야 하는데 지금은 반대로 시민들이 의회를 걱정하고 있다”며 “오늘 윤리위원회를 통해서 그동안 있었던 서운함이라던지 그런 것을 다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새해에는 우리 시민들을 위해 의원들이 열심히 의정활동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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