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모집 경쟁률 최대 ‘7대 1’
중학교 1지망 탈락 학생 수 275명
집 앞 놔두고 원거리 통학하기도
학부모들 “매년 문제 반복… 대책을”

[‘세종시 명품교육 현주소는’] 
4. 반복되는 민원의 꼬리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교육청의 행정력 부재 민낯은 ‘매년 반복되는 민원의 꼬리’에서 드러난다.

대표적 사례는 유·초·중·고 입학 배정 문제. 세종시교육청은 2012년 개청한지 9년이 지났지만, 지속되는 수요예측 실패로 다수의 학생을 원거리 통학 길로 내몰고 있다.

물론 학구·군 설정 구조상 100% 모든 학생들이 집 앞의 학교를 가는 것은 어렵다. 문제는 학부모들이 만족할 만한 해법이 도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진행된 ‘국공립 유치원 입학 배정’에서도 학부모들의 불만은 쏟아졌다. 유치원 입학 온라인시스템 '처음학교로'를 통해 진행된 세종시 국공립 유치원 일반모집 경쟁률은 신도심 1·2생활권은 3대 1, 4·6생활권은 7대 1 수준을 보였다.

집 앞의 유치원을 보내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거렸지만, 세종시교육청은 “유아당 3개원을 지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해 지원자 수를 실제 경쟁률로 보기는 어렵다”며 “통계상 여유정원과 충원율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입학을 두 달 앞둔 현재까지 다수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유치원을 정하지 못한 상황. 학부모들은 생활권별 수요예측에 따른 탄력적 정원 조정, 교육과정반의 방과후과정반 전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교육청은 통계상 충원률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소수의 학생들을 구제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

세종의 한 학부모는 “유치원 대란은 세종시 개청 이후 매년 반복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세종시교육청의 행정 능력에 의구심이 따를 뿐”이라고 토로했다.

유치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학교 학군 배정’은 매년 반복되는 고질적 민원 대상이다. 세종시교육청의 '2021학년도 중학교 신입생 배정 결과'를 보면 1지망 학교에서 탈락한 학생 수는 총 275명이다. 세종시교육청은 93.8%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1지망 학교에 확정됐다고 자화자찬 했지만, 원거리 통학에 내몰린 소수 학생들은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원거리 통학에 내몰린 학부모들은 1지망에 다수의 인원이 몰리는 학교의 경우 학급당 학생수를 소폭 조정하는 것도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세종시의 중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22.7명이다. 인근 도시의 중학교 학급당 학생 수를 보면 대전시 25.4명, 충남도 25.6명, 충북도 23.9명 등으로 세종시가 가장 낮다. 교사들의 고통분담(?)에 따라 학생들이 몰리는 학교의 정원을 소폭늘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세종시교육청은 검토 테이블에 올리지도 않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중학교 학군 배정에 따른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통학버스의 대안을 제시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매년 수억 원대의 혈세를 갈아먹는 부정적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과대학급 발생에 따른 무차별적인 학교 증축 및 신설 방향은 향후 ‘빈 학교’ 발생에 따른 예산 낭비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벽을 번번이 넘지 못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내부적 고통분담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펼쳐지는 학교 신설 정책 탓이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세종시 신도심의 경우 수요예측을 하기 어려운 도시라고 조언한다. 특히 학부모들의 민원이 거센 탓에 교육청 입장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한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세종시교육청의 행정력이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세종시의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를 1~2㎞ 떨어져서 가는 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집 앞의 학교를 두고 건너편의 학교를 가는 심정은 헤아려야 할 것”이라며 “학교를 새롭게 짓는 동안 기다림의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을 하고, 이후 지어진 학교는 빈 학교가 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