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대전사회복지사협회장

사회서비스원은 민간이 제공하던 돌봄 서비스를 공공이 직접 제공하기 위해 설립되는 기관이다. 2022년까지 17개 시도에서의 시행이 목표이고 대전에서는 지난 12월 1일자로 공식적인 출범을 했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도 사회서비스의 직접 제공과 지역사회 내 선도적 제공기관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이는 복지국가 시대에 맞춰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하는 장기적인 계획의 시작점이라고 할 것이다. 다만 기존 전달체계를 개혁하기 위한 의미 있는 목표설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서비스원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두 가지 목표에 대한 접근방법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공공성 강화는 공공부문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 우선이라는 것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의 조직 논리가 아닌 지역사회의 욕구에 대한 민감성을 우선시 해야 하고 서비스 제공인력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이는 그동안 사회적으로 간과됐던 사회서비스 분야의 질 좋은 일자리의 창출이라는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으로 공공성 강화에서의 공공기관 서비스 공급은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서의 필요조건일 수 있으나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다면 충분조건은 만족시키지 못한다 할 것이다.

두 번째 의구심은 공공기관이 서비스 제공에 개입함으로써 민간부분과의 경쟁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구심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이 선도적 역할을 하면서 민간부분의 역량이 온전히 발휘될 수 있는 조건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제보다는 자율성이 강조될 필요가 있으며 중복적이고 복잡한 서비스 제공방식을 통합하여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일방적이고 경직된 제도적 틀에 의한 서비스 제공방식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서비스의 제공에도 여전히 복지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이유는 사회복지정책이 아무리 미세하게 짜여도 현실적인 틈을 모두 메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이 지역사회에서의 관계 형성을 통해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문제해결을 이루어낼 수 있는 보다 성숙한 관계의 복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기에 현재 사회복지현장에서 함께 논의되고 있는 지역사회통합돌봄의 성공 여부도 사회서비스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그동안의 논의과정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초기 서비스공단 설립 계획보다는 많이 축소된 형태의 서비스원으로 출발하지만 서비스원의 시작이 사회복지전달체계의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