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 청주시 세정과 주무관

▲ 김경태 청주시 세정과 주무관.

어린 시절 즐겨보던 TV 만화 중에 '2020년 우주의 원더 키디'라는 애니메이션 만화가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1989년에 방영된 작품으로, 2020년 미래와 우주를 배경으로 한 국산 애니메이션이다. 만화 속 배경은 2020년, 지구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자원 고갈이라는 위기에 빠지게 되고 이에 탐사대는 지구를 대체할 새로운 행성을 찾으러 떠나지만 우주 항로에서 곧 실종되고 만다. 그러자 13세 소년인 '아이캔'은 수색대 최연소 요원이 돼 탐사 대원인 아버지를 찾아 우주여행을 하며 외계 세력과 싸운다는 게 주 내용이다. 이 만화가 기억나는 이유는 이 만화의 타이틀인 '2020년'에 있다. 지난해가 2020년이기에 30년 전 상상했던 내용이 현실과는 어떻게 다른지 문득 궁금해진다.

 만화 속에는 코보트라는 인공지능 로봇이 나온다. 이 로봇은 반 인간형, 오토바이, 비행선으로 변신이 가능한 로봇으로 위험한 순간에 주인공을 돕는 역할을 했다. 2020년인 현재의 로봇은 실생활에서 아주 간단한 대화가 가능하거나 음식을 나르는 정도의 수준으로 우리의 삶 속에 들어와 있다. 좀 더 나아가 완전한 독립적인 로봇은 아니더라도 사람의 정보를 분석해 건강 상태를 체크해 준다거나 또 근력을 강화하고 지속해서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하는 로봇들의 개발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지구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때는 폭발적 인구 증가로 인한 문제들이 우리의 삶을 위협할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 2020년의 문제는 지구환경 변화에 대한 문제이다. 당장 2020년 우리나라에 태풍이 자주 발생하고 계절에 따른 기온 변화가 예년과 다른 것들을 보면서 30년 전에 예측했던 지구 문제와는 다른 문제가 우리들의 삶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만화에서처럼 우주를 마음대로 다니지는 못하지만 올해는 스페이스 X라는 민간 유인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면서 우주여행의 첫발을 내딛는 쾌거를 이룬 해이기도 하다.

 30년 전 행정업무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을까?

 30년 전에는 시청 부서마다 한두 대의 컴퓨터만 있었을 뿐 대다수의 업무처리는 수기로 직접 처리해야 했다고 한다. 세무 부서에서는 수천 장의 보관된 서류를 확인해 세금을 부과하고 먹지를 활용해 세금 고지서를 작성해서 직접 마을 이장에게 전달했다는 추억을 이야기하는 선배들도 있다. 지금이야 당연하게 납세자의 정보를 컴퓨터로 조회해 세금을 부과하고 고지서를 발송하는 일들이 전산화가 돼 있다. 30년 전보다 일 처리 속도가 수백 배는 빨라지고 정확해졌다.

 또 시민 입장에서도 예전에는 고지서를 챙겨 은행을 직접 찾아가 수납해야 했다면 지금은 전화(ARS), 인터넷뱅킹, 각종 페이를 통해 수납 처리가 가능하고 카카오톡 등을 통한 고지서 발급이 이뤄지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만화 속 세상 2020년은 그 당시보다 30년이나 지난 미래였다. 그 당시에 상상했던 어떤 일은 이미 현실이 돼버렸고 어떤 일들은 진행 중이다. 당시의 상상이 이뤄졌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우리는 계속 상상해야만 하고 상상을 이뤄나가 변하는 세상을 경험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부터 30년 후 2050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변화한 세상을 또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