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대담 = 이선우 대전 본사 편집국장
코로나 영향 특구 산업생태계 위기
비대면 업무 활성화 등 변화 나타나
적응 위한 새로운 질서·기술 요구돼
디지털경제 전환따른 新서비스 예상
리노베이션, 공간·기능적 재편 통해
지속발전 가능 혁신생태계 구축목표
기업들 대전 장기적 정착 기반 필요
市와 협력… 앵커기업 유치에 힘써야

▲ 연말을 맞아 양성광 이사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연구개발특구가 지닌 의미와 지역혁신성장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팬더믹으로 급변하는 사회 변화 속 국내 연구개발특구 역시 혼돈의 시기를 보냈다. 특구 내 기업들은 경영상 큰 타격을 받았고 이는 곧 R&D 투자 축소, 고용 감축 등으로 이어지며 산업 현장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위기 속 기회를 찾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감지됐다. 대덕특구 바이오 기업들의 코로나 진단키트 개발 및 보급부터 산·학·연 협업을 통한 백신·치료제 개발까지 연구개발특구는 K방역의 중심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런 긴박한 상황 임기만료를 한 달여 앞둔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재단(이하 특구재단) 이사장의 올해 역시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흘렀다. 제한적인 조건 속에서도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 연구용역, 연구소기업 1000호 달성, 강소형 연구개발특구 등 다양한 성과를 창출했다. 연말을 맞아 양성광 이사장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연구개발특구가 지닌 의미와 지역혁신성장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코로나로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가 있었던 한 해였다.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상황 속 국내 연구개발특구 현 상황은 어떠한가.

“연초 코로나로 인해 특구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전수 조사했는데 연구소기업의 경우 기업 활동 타격이 73.5%, R&D 투자축소가 67.6%, 채용감축이 70.6%로, 대부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구 내 기업은 전체의 88%가 중소기업이며, 초기기업이 76%를 차지할 정도로 초기 중소기업 중심으로 집적돼 있어 특구의 산업 생태계가 커다란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코로나는 기업의 재정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전 산업구조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고, 4차산업혁명의 가속화로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Q.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과학기술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그 중심에 선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비대면 사회로의 급진적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 패턴이 급변하고 이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질서와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대덕특구는 변화를 주도해 나가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 기술이 실증되는 공간으로 작동돼야 한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전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며, 이는 기존의 규제 범위를 벗어나게 될 것이다.”

Q.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마스터플랜 연구용역 결과 공개를 앞두고 있다. 대략 어떠한 내용인가.

“첫째 전략은 데이터 기반의 융·복합 연구를 활성화하고, 인재들이 대덕특구에 모여들고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다. 둘째는 공공 혁신자원을 활용한 창업환경을 조성하고, 신기술과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실증테스트베드도 구축할 계획이다. 바이오헬스, AI·빅데이터, 소재·부품·장비 분야 실험실 창업혁신단지와 궁동·어은동 인근을 청년창업 허브로 조성할 예정이다. 셋째 기업의 체계적 성장과 스케일업을 위해 기술금융기능 확대, 기업 공간 및 산업용지 공급, 지원프로그램 확충 등 다양한 산업의 성장기반을 조성한다. 넷째 과학과 문화가 융합하는 스마트한 인프라 조성, 리노베이션 파크 조성, 과학문화 프로그램 확충, 교통체계 개선 및 가로정비 등이다. 대덕특구 리노베이션은 대덕특구의 공간적·기능적 재편을 통해 특구 구성원의 혁신과 융합을 유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발전 가능한 혁신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향후 대전시를 포함한 다양한 특구 주체들이 중심이 돼 지속적인 협업, 소통을 통해 효율적인 실행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거버넌스 구성도 필요하다.”

Q. 대전시와의 더욱 적극적인 협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근 대전시도 전국 최초로 과학부시장을 신설했는데 특구재단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대전시에서 올해 과학부시장직과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신설을 통해 실질적인 ‘과학도시 대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구조와 체계를 만들었다. 대전시와 특구재단은 함께 협력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대표적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이하 연기협) 활동을 꼽을 수 있다. 연기협 활동은 기관 차원에서 대전시와 대덕특구가 협력할 이슈를 발굴하고, 산하 3개 워킹그룹에서 실행방안을 기획하는 구조다. 그 결과 △대덕연구개발특구 순환버스도입 △연구기관 공동 투어 프로그램 도입 △연구기관 기술로 대전시의 사회적 문제 해결 등 성과가 있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대전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전시와 대덕특구의 협력이 필요하다. 연구개발특구 제도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기업 유치, 기술사업화 지원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대전시가 바이오헬스와 AI·빅데이터·ICT 융복합 분야 신산업 분야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앵커기업을 유치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Q. 2018년 1월 취임해 벌써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두고 있다. 3년간 이뤄낸 성과는 무엇인가.

“먼저 ‘특구 기술사업화 플랫폼 고도화’ 사업이다. 기존 공급 중심의 기술 제공 체계를 수요 중심으로 전환해 기술사업화 전주기 지원 플랫폼을 구현했다. 유관기관 협업과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에도 집중했다. 이를 통해 기술금융·기술창업·기술사업화 지원 분야의 다양한 협력기관과의 새로운 협력 모델을 발굴·추진했다. 또 대전시, 한국수자원공사와 협력해 신규 펀드(230억원) 조성 및 기존 펀드를 확대(345억원) 운영했다. 3년간 지역 과학기술 기반 중소기업 집중 육성을 통해 R&BD 과제 수행기업 4500여명의 고용을 창출(2018~2020년 누적 기준) 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AI 기술 수요기업을 발굴, 집중 육성하고 출연연·대학 등이 보유한 D·N·A(Data, Network, AI) 기술을 활용한 전통 제조업 분야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했다.”

Q. 마지막으로 그간의 소회와 함께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대전지역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 달라.

“미력하지만 임기 동안 연구개발특구가 글로벌 혁신클러스터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고 생각한다. 이 비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준 특구재단 직원들, 함께 협업하고 힘을 보태준 관계기관, 산·학·연, 지자체 등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어느 곳에 있던지 대전시가 과학도시에 머무르지 않고 과학혁신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겠다. 대전은 전통 산업기반이 약하다는 것이 단점이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기존 산업의 구조개편 없이 혁신 창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기 용이한만큼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대전은 대학과 출연연의 우수한 기술과 인력을 기반으로 산업 인프라가 구축된 바이오헬스, ICT 융복합,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지역 특화산업으로 육성하고, 지역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아울러 대전이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이끌어간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창업 인프라 구축, 투자금융 육성, 앵커기업 유치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리=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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