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

전 세계를 뒤흔든 바이러스 공포에 혹독한 경기불황이 1년 여 지속되고 있다.

고용불안과 소득감소로 생계형 추가 일자리를 찾는 이들, 거리두기 단계 격상과 영업 제한 조치 등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들의 삶에서 고단함이 묻어난다.

새해를 맞는 기대와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올겨울이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최악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보건전문가들의 ‘3차 대유행’ 우려가 현실화됐다.

지난달 초순까지만 해도 하루 100명 안팎에 머물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월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네 자리 수준까지 거침없이 치고 올라갔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집단감염은 또 다른 일상 공간에서 n차 감염을 일으키며 방역당국의 감염고리 확인을 방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3차 대유행이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이라는 악재까지 더해져 이전 1·2차 유행 때보다 오랫동안 지속될 거라 입을 모은다.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지난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도 수도권은 2.5단계로, 비수도권은 2.0단계로 격상됐다.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되살아나는 듯 했던 경기는 코로나 ‘3차 유행’과 함께 이번 거리두기 격상으로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바이러스에 막혀 멈춰선 일상에 매출 타격을 걱정하는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가 우리를 괴롭힐 때마다 어김없이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모든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한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 매출 자료’를 보면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과 수도권 중심의 8∼9월 ‘2차 유행’ 때와 같이 코로나 주요 변곡점에서 전년 대비 매출 격감이 크게 도드라졌다.

하지만 우리지역 내 매출 감소는 타 지역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

1차 유행 당시 전년 대비 80%를 기록한 이후부터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90%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화폐가 골목경제를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매출의 다변화를 시도하며 근근이 버텨온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임계점에 닿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대상은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일 것이다.

지금 이들이 절망을 딛고 힘겨운 시기를 견딜 수 힘은 공동체가 내민 연대의 손이 아닐까 싶다.

지역화폐의 철학과 가치는 ‘작은자들의 연대’다.

작은 것들이 모여 강한 힘을 만들어 내는 현장을 우리는 목격했다.

대덕e로움은 주민들의 자부심이면서 코로나19로부터 골목경제를 지키는 든든한 주치의다.

쓰나미가 밀려와도 떠내려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튼튼한 경제의 필요성을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더 절실하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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