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 연합뉴스

☞지겹다. 코로나만큼 지겹다. ‘윤석열-추미애’ 갈등은 꽤 오래 이어져왔다. 그러다 일단 뭔가 결론이 났다. 징계위는 윤석열 검찰 총장에게 2개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 6가지 혐의 중 4개를 인정했다. 검찰총장을 징계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통령의 재가가 있어야겠지만 아마 그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은 아니었지만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다. 후폭풍은 꽤 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윤 총장은 처분에 즉각 불복했다.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찝찝하다. 뭔가 시원하지 않다. 애초에 징계 과정부터 시끄러웠다. 징계위 개최 날짜는 2차례 연기됐다. 징계위원 구성도 문제가 됐다. 그 다수를 추 장관이 지명·추천할 수 있게 한 점이 논란이 됐다. 이날 징계위원 7명 중 4명이 출석했다. 거기엔 '反 윤석열' 인물도 껴있었다. 윤 총장 측에서 기피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또 윤 총장 측은 심의 기일을 한차례 더 잡아줄 것을 요청했었다. 증인들의 증언을 정리해 진술하겠단 뜻이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 총장 측에서 불공정을 이야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실 추 장관이 몰아세웠단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반면 윤 총장은 사사건건 너무 집요했다. 추 장관은 서둘렀고, 윤 총장은 서툴렀다.

☞이상하다. 싸움의 승자가 헷갈린다. 징계를 받은 윤 총장은 다른 곳에선 승자다. 윤 총장은 새로운 ‘대선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지지율은 선두다. 쟁쟁한 여당 후보들을 제쳤다. 윤 총장이 정치에 뜻이 있든 없든 결과는 그렇다. 반면 패자는 엉뚱한 사람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계속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모든 게 ‘추-윤 갈등’ 때문만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영향은 있다. 이 모든 게 참 아이러니하다.

☞피로하다. 앞서 말했지만, 이 갈등은 너무 오래됐다. 또 사회를 분열시키는 데 한몫했다. 국민은 이미 코로나에 지쳤다. 둘의 싸움을 받아줄 여유가 없다. 둘의 주장엔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둘 다 맞고 때론 둘 다 틀리다. 명분은 퇴색된 지 오래다. 이미 너무 감정적이 됐다. 이젠 그저 서로를 이기기 위한 ‘기싸움’일 뿐이다. ‘개싸움’일 뿐이다. 승자는 없는 듯하다. 어떤 사람은 “결국 둘다 또라이”라고 말한다. 이 정도로 국민은 이골이 나있다. 둘 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나라가 어려운데 싸움에 에너지를 낭비할 때가 아니다. 법의 절차는 일단 일단락됐다. 이젠 국민을 생각할 때다. 각자 반성 좀 했으면 좋겠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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