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경 위암 수술
위암, 식습관 영향 가장 많이 받아
조기증상 없어 정기적 내시경 필요
최근 위장관 수술에 복강경 활용
개복수술과 5년생존율 큰차이 無
진행성일 땐 의사와 상의 거쳐야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유독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다. 2019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보면 2017년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한 위암은 2만 9685건으로 전체 암 발생 23만 2255건의 12.8%를 차지했다. 위암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발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위암의 수술적 치료에서 개복수술보다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로, 합병증을 예방하고 빠른 일상 복귀를 돕는 복강경 위암 수술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외과 김동욱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 우리나라 위암의 특징은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남녀 모두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위 점막에서 발생하는 선암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에 특히 위암 환자가 많은 이유는 환경, 유전, 문화적인 요인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데 그중 식습관의 영향이 가장 크다. 식품 처리제, 염장 식품, 가공 육류, 훈제 식품 등으로 인한 질산염 화합물 섭취, 불에 탄 음식과 음주, 흡연, 과체중 등은 위암의 발생 빈도를 증가시킨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만성 위축성 위염 등도 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위암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위암의 증상은 소화불량, 속 쓰림, 상복부 통증과 불편감, 구역질, 체중감소, 식욕감퇴, 피로감 등이 있다. 진행성 위암의 경우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좁아지거나 막혀 구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토혈이나 혈변, 복부 종괴, 간 비대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대부분의 조기 위암 환자들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위내시경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위암의 치료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

치료방법은 대표적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점막하박리술(ESD)과 외과적 위 절제술이 있다.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낮은 조기 위암의 경우 수술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암을 제거하는데 이를 점막하박리술이라 한다. 수술적 치료는 위암 병변을 포함한 주위의 정상적인 조직을 충분한 안전거리를 두고 절제하고, 위 주위 림프절을 제거해 암이 퍼질 수 있는 통로를 최대한 절제하는 근치적 위 절제술이 기본이다. 최근에는 개복수술을 대체하는 최소침습수술인 복강경 수술이 보급돼 위장관 수술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 최근 선호되는 위암 수술방법은

최근엔 복강경 수술을 선호한다. 복부를 크게 절개하는 기존의 개복수술과 달리 0.5~2㎝가량의 구멍을 3~5개 정도 뚫고 카메라와 전자 메스, 집게 등의 수술 기구를 삽입해 진행하는 수술이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수술 시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더욱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3D 카메라가 널리 보급돼 영화관에서 입체 영화를 보듯이 좀 더 선명한 시야로 수술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강경 수술은 상처가 매우 작고, 내부 장기가 덜 노출돼 외부 공기가 닿는 시간이 짧아서 장 유착 등 수술에 의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입원 기간도 단축돼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것도 복강경 수술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 위암의 복강경 수술에 대한 예후는

1991년 복강경 위암 수술이 처음 보고된 이후 관련 논문이 계속 발표되며 개복수술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개복수술은 그간 많은 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복강경 수술은 장기적으로 재발 및 생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전문의마다 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의견도 분분해서 개복수술의 완벽한 대안은 되지 못했다. 최근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가 우리나라 위암 환자만을 대상으로 시행한 복강경 수술과 개복수술의 성적을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조기 위암에서 복강경 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전체 합병증, 특히 수술 상처로 인한 합병증 발병률이 유의미하게 낮았고 5년 생존율도 큰 차이가 없었다. 이를 근거로 현재 우리나라 위암 가이드라인은 조기 위암에서 복강경 위암 수술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 명시하고 있다.

◆ 복강경 수술은 진행성 위암에서는 적용할 수 없나

진행성 위암에 대한 복강경 수술은 개복수술처럼 림프절을 충분히 절제할 수 있냐는 것이 관건이다. 림프절 절제는 위암 수술의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진행성 위암에서는 큰 혈관 주변의 림프절을 좀 더 정밀하게 관찰하고 많이 제거해야 한다. 최근 발표한 국내 연구 결과를 보면, 수술 후 초기 합병증과 후기 합병증 모두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가장 중요한 수술 후 3년 생존율도 개복수술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결과는 진행성 위암 수술에서도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보다 더 나은 방식임을 증명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잘 훈련받고 충분한 임상 경험이 있는 위장관 외과 의사가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에 한해서라는 전제가 있다. 결론적으로 진행성 위암은 환자와 의사가 충분한 상의를 거친 뒤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강경 위암 수술은 수술 후 경과가 매우 만족스러워서 2000년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복강경 수술은 이 수술을 가장 먼저 시작한 일본의 발전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매년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곧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욱 교수는 “수술 기구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더 나은 수술방법이 개발될 것이고 이와 더불어 최소침습 수술도 더욱 발전해 복강경 수술은 대표적인 위암 치료방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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