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응원열기 없어
“끝나면 친구들과 집서 놀고파”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3일 동이 트기도 전 오전 6시 45분, 대전시교육청 제27지구 제13시험장인 대전괴정고엔 적막감이 감돌았다.

영하의 추위속에 수험생들은 롱패딩에 마스크, 목도리로 중무장한 채 수험장으로 하나 둘 발걸음을 옮겼다.

올해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의 영향으로 생수와 도시락 등 개인 위생을 위해 챙겨야 할 짐이 많아 수험생들의 양손엔 짐이 가득이었다.

수험생들 손엔 요약집·참고서와 두꺼운 담요부터 시작해 방석과 도시락 등이 담겼다.

매년 후배들의 응원과 노랫소리로 가득한 정문 앞은 코로나 여파로 인해 응원 열기는 볼 수 없었다.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전 대전교육청 제27지구 제13시험장이 마련된 괴정고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수험생 자녀를 포옹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전 대전교육청 제27지구 제13시험장이 마련된 괴정고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수험생 자녀를 포옹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교문 앞은 수험생을 태운 학부모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안아주거나 차에서 내려 “이따 보자, 우리 딸 화이팅”하며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차량 혼잡을 예방하기 위해 교통지도에 나선 자원봉사자들도 학생들을 향해 “수능 잘 보세요”라며 따뜻한 말을 건넸다.

수험생 정모(19) 양은 “수능 컨디션 조절을 위해 잠을 푹 잤다”며 “오늘은 모르거나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찍은 게 다 맞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입실시간을 2분여 앞두고는 수험생이 재빠르게 교문을 통과하기도 했으며 도시락을 놓고 가 대신 전해주는 모습도 펼쳐졌다.

이 곳에서 수능을 치르는 응시생은 약 429명으로 수험생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시험감독관들의 안내에 따라 거리두기를 지키며 수험장으로 향했다.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학생들은 입구에서부터 손소독제 및 발열체크를 마친 뒤에야 정해진 시험실로 입실이 가능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수능 연기 등 학사일정의 변화 속에서 수능을 보는 수험생들은 긴장과 담담함으로 가득했다.

수험생 김모(19) 양은 “올해는 코로나로 여러 신경이 쓰였지만 모두가 똑같이 공부하기 힘들었다”며 “수능이 끝나면 어디 놀러 가지도 못해 친구들과 집에서 맘 편하게 수다도 떨며 놀고 싶다”고 소망했다.

N수생들 역시 코로나 속에서 치르는 수능이 떨리기는 마찬가지.

박종우(21) 군은 “2번째 수능이라 긴장감은 덜하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마스크·가림막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며 “미리 마스크를 쓰고 연습했는데 불편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험장을 찾은 학부모들은 자녀가 교문을 통과해서도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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