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여자고등학교
일상소재로 시 창작활동 펼쳐
타인 작품 평가… 감수성 커져
영화 본 뒤 심도있는 이야기
마음의 공간 넓히는 시간돼
군주론이 시사하는 점 탐구…
논리적 사고력 확장하는 경험
문제해결 기초과정 익힌 '코딩'
분석적 사고력 기르는 데 도움

▲ 대전여고 방과후학교 공예반 활동. 대전시교육청 제공
▲ 대전여고 방과후학교 공예반 활동. 대전시교육청 제공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대전여자고등학교(이하 대전여고)는 창의력과 바른 인성을 갖춘 지성인 양성을 목표로 핵심역량을 키우는 창의융합교육, 행복한 감성을 키우는 문화교양교육, 품격 있는 인성을 키우는 세계시민교육을 중점과제로 교직원과 학생이 하나 돼 명문여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9학년도부터 대전시교육청 지정 민주학교를 운영하면서 ‘공간수업 프로젝트’, ‘학교혁신 성장 프로젝트’, ‘생각하는 세계시민실천프로젝트’ 등을 실천하면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함양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도 다방면으로 확장되면서 방과후활동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동구의 변두리인 대동에 위치해 문화적으로 소외돼 있어 학생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다양한 요구와 관심은 있지만 이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올해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문화·예술 미래역량 방과후 학교를 실시하게 됨으로써 조금이나마 이러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감성 톡톡!! 스펙트럼’ 방과후 학교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문화예술 및 미래사회에 적응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전여고만의 방과후학교를 살펴보자.

▲ 대전여고 방과후학교 클래식 기타반. 대전시교육청 제공
▲ 대전여고 방과후학교 클래식 기타반. 대전시교육청 제공

◆시를 통해 배우는 삶

대전여고의 ‘시작(詩作)을 시작해’는 학생들과 다양한 시를 읽고 자신의 삶과 삶 속에서 고민하는 문제들을 시로 표현해 보는 활동이다. 먼저 주변을 관찰해 매일 변화되는 모습을 써보고 자신의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 이를 창작 활동으로 이어간다. 창작 후 자신의 작품을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게 하고 서로 돌아가면서 작품에 대한 평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점차 작품에 대해 표현이나 구성 방식 등에 대한 평가를 나누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를 바탕으로 작은 소책자를 제작할 계획이다. 시 창작을 위해 소재를 찾고 이를 주제로 형상화하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창조적 상상력을 기를 수 있게 되고 고정적 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그려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쓴 작품을 읽고 비평하는 과정을 통해 깊이 있는 사고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또 시를 창작하는 활동을 통해 내면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감수성을 신장시킬 수 있고 자신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 대전여고 방과후학교 영화인문학. 대전시교육청 제공
▲ 대전여고 방과후학교 영화인문학. 대전시교육청 제공

◆영화로 만나보는 세상

대전여고의 영화 인문학은 영화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가장 먼저는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잘 모르고 있던 나를 영화를 보면서 발견하게 되고 영화 이야기를 나누면서 만나게 된다. 서로의 일상의 삶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듣는 시간은 나와 다른 삶의 모습을 이해함으로써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시간이 된다. 또 사람과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다양한 이슈를 가지고 토론하기도 한다. 방과후 활동을 통해 일본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사우디아라비아 ‘와즈다’, 벨기에 ‘소년 아메드’, 한국 ‘보희와 녹양’, 중국 ‘소년시절의 너’ 등 5개국 5편의 영화를 함께 감상했다. 각 영화들은 다섯 개의 관점으로 꿈과 친구 관계, 여성 인권, 극단적 종교나 신념의 위험성, 성 역할의 정체성, 학교폭력을 다룬 영화들이다. 영화를 보면서 내게 다가오는 한 장면, 한 대사들을 나누면서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시간을 가졌다. 이와 같이 영화 인문학은 나를 찾아 이해하고, 타인의 삶을 경청하면서 마음의 공간을 넓히고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힘을 얻으며 사고의 역량을 확장하기도 했다.

◆시각·사고력 넓히는 인문학 수업

리더십 탐구반에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함께 읽으며 ‘이미지 카드를 활용한 리더십 탐구’, ‘인상 깊은 문장 찾아 생각 나누기’, ‘주장에 대한 나의 생각 나누기’, ‘리더십 마인드 맵’, ‘마키아벨리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 발표하기’, ‘서평 쓰기’, ‘군주론 비주얼 씽킹’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군주론이 지금 이 시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탐구했다. 또 자신의 독서 습관을 점검하고,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 힘들었던 점, 인상 깊었던 점 등을 이야기하며, 독서 활동의 부족한 부분을 찾고 이를 보완할 점에 대해 탐구하기도 했다. 어렵다는 생각에 선뜻 펴지 못했던 군주론을 함께 읽으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고 논리적 사고력을 확장하는 좋은 경험을 가졌다.

▲ 대전여고 방과후학교 코딩수업. 대전시교육청 제공
▲ 대전여고 방과후학교 코딩수업. 대전시교육청 제공

◆미래역량 기르는 코딩수업

최근 몇 년 사이 프로그래밍을 비전공자들에게 알려주는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함께 주목받는 언어가 ‘파이썬’이다.

간결한 문법으로 입문자가 이해하기 쉽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여고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관심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코딩수업을 실시했다. 기초적인 제어문과 자료형을 위주로 ‘1부터 45까지 정수중 4의배수의 개수 , 4의배수합 ,4의배수가 아닌 수의 합을 구하는 프로그램’, ‘두 좌표 (x1,y1), (x2, y2)에 각각 (3, 5), (-1, 4)을 입력해 직각삼각형의 넓이를 구해보자’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코딩 수업을 실시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문제해결 기초과정을 익히고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력을 확장시키는 경험을 했다. 그 밖에도 ‘클래식 기타반’을 통해서 기타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직접 코드 잡는 방법을 배우고, 악보를 읽으면서 쉬운 음악을 연주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또 ‘공예반’에서는 비즈를 이용한 마스크 스트랩 만들기, 매듭공예를 응용한 팔찌 만들기, 한지등 만들기 활동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고 스스로 작품을 완성해 가면서 색채감과 미적 감수성도 높일 수 있었다.

1학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실험반’에서는 비누 만들기, 오르골 만들기, 제올라이트를 이용한 제습, 가습기 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수업시간에 이론으로만 접했던 과학실험을 직접 실습해 보면서 과학적 원리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하기도 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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