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 청주 청년뜨락5959 센터장

내가 청년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는 2015년이다. 처음 몇몇 청년들과 독서, 학습모임으로 시작해서 지역에 청년센터를 만들자는 운동으로 확대됐다. 청년센터 필요성을 피력하기 위해 청주지역에서 처음으로 청년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청주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장, 충북지속협의 청년위원회 총괄위원, 청년청춘이라는 모임의 운영자로 활동했고 충북NGO센터에서 청년사업을 담당했다. 2019년 부터는 청주시 청년센터 센터장을 시작했다. 여기까지가 짧은 나의 청년활동 소개다.

청년실태조사를 청년들과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정책을 구상하는 것들도 모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의 선택이었다. 그 선택들은 청년이슈의 확대와 함께 다양한 토론회와 행사에 청년으로서 김규식을 참여하게 만들었다. 지속되는 과정에서 나는 부담감과 언짢음을 항상 마음에 안고 살았다. 그 이유는 대개 필자를 '청주 청년을 대표하는'이라는 말로 소개하곤 했기 때문이다.

많은 위원회에 청년을 참여시키는 사회분위기이며, 다양한 청년주제의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청년이라는 이슈는 강화됐다. 그리고 대부분의 행사에 참여하면서 자주듣는 '청년을 대표하는'이라는 표현은 굉장한 부담감이었다. 그리고 나를 그렇게 소개하는 이유가 그리 순수한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이런 소개를 받는 것이 나 혼자는 아닐 것이다. 지역에서는 거버넌스조직, 단체, 모임 등 다양한 청년활동이 이뤄지고 있고 그 조직의 대표들도 나처럼 많은 행사에 참여할 것이다. 그리고 나와 같은 소개를 받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그 어떤 청년들도 청년세대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청년활동도 많은 사회의 현상들과 비슷하게 개인성에서 시작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겪고 있 는일, 내가 경험한 일 등 다양한 개인성에 기반한다. 하지만 개인의 경험은 극히 제한적이다. 내가 세대를 대표하는 것이 무리인 이유다.

내가 청년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소개되는 것은 내가 참여하는 많은 행사들의 당위성을 높이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위원회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도구로서 활용되고 있을 수 있다는 걱정도 된다.

몇몇 사람에게 편중 된 참여가 청년을 대표한다고 표현되지 않기를 바라며, 그렇게 참여한 청년 본인도 내가 청년세대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청년을 대표하는'이라는 소개로 행사를 주최하는 행정과 정치의 무기로 사용하지도 말고 일부의 청년들이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인 것처럼 자만에 빠지지도 않기를 바란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세대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청년활동가 중 한명일 뿐이다. 우리가 하는 일로서 정당한 소개를 받는 것이 청년을 더 인정하는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사람이 아닌 청년의 삶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역의 청년센터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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