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클릭아트 제공

☞가진 게 많으면 두렵다고 했던가. 쿨했던 나도 걱정이 많아졌다. '엄마'가 됐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노심초사다. 등원하는 아들이 울기라도 하면 하루 종일 눈에 밟힌다. 엊그제는 아들이 다른 친구한테 물려왔다. 벌써 세 번째다. 물론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아직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가들이라 그렇다. 말이 안 통하니 몸이 앞선다. 마음에 안 들면 물고 할퀸다. 그게 그 나이 때 의사 표현이다. 그래도 엄마로서 속상함은 어쩔 수 없다. 아기의 작은 생채기에도 마음이 아프다. 엄마는 그렇다.

☞엄마도 힘들다. 매우 사랑스럽고 예쁜 내 새끼지만 때론 화가 난다. 말을 잘 들으면 애가 아니라 했던가. 21개월인 아들은 제멋대로다. "안돼"라 말하면 더 한다. 일부러 못 들은척하기도 한다. 꾸중에 약 올리듯 웃기도 한다. 이런 청개구리 같은 행보에 진이 빠진다. 욕 아닌 욕 같은 "아후 내 새끼"란 말이 절로 나온다. 이래서인지 입양한 사람들을 보면 경외심이 든다. 내 자식도 힘든데 남의 자식을 키우는 건 정말 큰 결심이 필요할 것 같다.

☞엄마가 아니다.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숨지게 한 A씨가 붙잡혔다. 이 여자는 인간이 아니었다. 말도 못 하는 작은 아이를 수차례 학대했다. 유모차를 밀어 벽에 부딪히게 하거나 목을 잡아 올렸다. 4시간 동안 집에 방치하기도 했다. 친딸과 외식하면서 입양한 아이는 주차장에 혼자 두기도 했다. 아이가 죽은 날, 친구에게 "부검 결과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해"란 메시지를 보내는 사이코 같은 모습도 보였다. 불쌍한 아이는 2년도 못 살고 떠났다. 마지막까지 고통이었다. 친엄마는 자길 버렸고, 양엄마는 자길 죽였다. 그 아이에게 행복했던 날은 얼마나 될까. 아이는 말이 없고 멍만 남았다.

☞엄마라 속였다. A씨 가족은 지난달 방송된 EBS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다. 방송에선 천사 엄마인 척 연기했다. 그 작은 아이가 뒤에선 얼마나 괴로웠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진다. A씨는 본성을 숨기고 입양단체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자기 딸한텐 좋은 엄마였다는 게 더 소름 끼친다. 입양 이유도 딸에게 여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였다. 입양을 인형 사는 것처럼 생각한 거다. 안타까움은 또 있다. 아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단 거다. 아이가 사망하기 전, 3차례나 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다. 하지만 증거가 없어 아이는 번번이 악마에게 돌아가야만 했다. 제도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꼭 A씨가 강력 처벌받길 바란다. 아이의 고통만큼 아프길 바란다. 그리고 아이가 다음 생엔 좋은 부모를 만나길 기도한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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