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미 대전복지재단 대표

최근 전 세계는 코로나19(이하 코로나)의 재유행으로 봉쇄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 올초만 해도 이야기되던 ‘포스트(Post) 코로나’ 논의가 지금은 ‘위드(With)코로나’에 대한 고민으로 채워지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울리는 안전 안내 문자는 일상화되고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확진자 소식이 들려오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다. 이제 코로나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일상화된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바뀌어 놓았다. 아동·청소년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온라인 수업과 학교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은 모두 취소됐고 평소 즐겨 찾던 pc방과 코인 노래방 역시 마음 놓고 갈 수 없는 곳이 됐다. 학교 수업이 줄면서 사교육 공부 시간은 56분, 미디어 시청 시간은 164분이나 증가했다. 운동시간은 코로나 전후 비교를 보면 21분 줄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취약계층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매장매출 급감과 무급휴직 등으로 소득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급증한 택배 물량 증가로 올해 들어서만 15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다. 일상화된 코로나 사회는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유독 잔혹하게 파고든다. 가난한 노인과 여성,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울과 고립, 불안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야말로 우울한 일상의 반복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선진적인 대처로 잘 버텨왔다. 이제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의학적 방역 활동이라는 씨줄 위에 국민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방역이라는 날줄을 더욱 튼튼히 엮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와의 동거에 대비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5단계로 세분화한 것은 단순히 거리두기와 접촉 차단 상의 분류만 아닐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될 때마다 심리적 거리를 줄이고 연대, 사랑, 나눔, 돌봄 강화하는 사회적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갑작스럽게 찾아온 비접촉 일상에서도 새로운 연대의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누군가를 돌보는 자원봉사 활동도 외부 기관에서 찾아가는 방식에서 마을 안의 가까운 이웃을 직접 돌보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리 자신도 새로운 일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함께 어울려 즐기는 여가활동을 해왔다면 관상어를 키우거나 식물을 키우는 등 소소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여가활동을 찾아야 한다. 실내에 집합해 운동하기보다는 야외에서 마을 골목이나 산책로를 함께 걷는 것이 좋다. 가족 간에는 서로를 지지하는 표현을 많이 해주고 상대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 본다. 혼자인 사람이라면 더욱 자신의 마음 건강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안, 혐오, 분노 등의 감정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살피고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 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아프고 취약한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고 서로를 응원하는 것이 마음의 면역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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