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지방의회 발전, 풀뿌리 민주주의 꽃피울 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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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지방의회 발전, 풀뿌리 민주주의 꽃피울 양분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11월 08일 18시 2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1월 09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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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선 충남도의회 의장

우리는 흔히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뿌리가 있어야 식물이 물과 양분을 흡수할 수 있듯이 국민의 관심과 참여로 지방자치가 튼튼해야 국가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현실은 어떠한가.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지 30여 년이 흘렀지만 지방은 여전히 중앙에 예속된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헌법은 지방의회의 조직과 권한, 의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임 방법, 기타 지자체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실질적인 운영은 지방자치법 문언에 따라 좌우되는 형국이다.

지방의회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지방자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집행부와의 관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집행부 사무와 예산이 전문·다양화하고 방대해졌지만 지방의원은 정책 전문인력 지원의 부재로 예산심의와 정책·입법 기능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국회의원이 9명의 보좌진으로부터 정책지원을 받는 것과 지극히 대조적이다.

‘반쪽 지방자치’라고 불리는 또 다른 이유는 자치입법권의 부재다. 현행법상 자치법규 제정 범위를 법률에 규정된 사항으로 제한해 지역마다 특색있는 조례는커녕 주민의 다양한 요구조차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공기업 사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의 명문화도 지방자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다. 현재 실시 중인 인사청문회 제도는 단체장과 의회 간 협약을 맺고 이뤄지는데,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검증을 위해 필요한 자료 제출 요구를 강제할 수 없다. 낙마 여부를 떠나 인사청문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문제가 당장 해결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 전문인력 도입 등이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반영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앞의 사례처럼 자치입법권 확대와 의회조직 운영 자율권, 인사청문회 법제화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기관대립형의 현 지방자치제도 체제와 급변하는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체감도 높은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선 지방의회 스스로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제11대 충남도의회는 도민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제1회 도정살림 토론회를 연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의 예산안 심사기간은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35일, 이 중 행정사무감사 기간을 제외하면 실제 예산심사 일정은 20일 가량에 불과하다. 11조 원에 달하는 방대한 충남도 예산을 심사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도민의 다양한 요구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예산안에 담기 위해 내년부터 시작해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코자 한다.

조례 사후 입법평가 제도도 운영 중이다. 제도 정착을 위해 시행착오를 거쳐 현실적으로 각종 자치입법의 현행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대적 여건에 따라 사회적 인식이나 가치관이 바뀌듯 조례도 제정 당시와 시간이 흐른 뒤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25개 조례를 대상으로 자체 시범평가와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조례는 주민의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법규인 만큼 조례 작동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면 도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의회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치와 분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다. 분권은 선진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국가의 근본 이념이자 규범적 요청이며 주민참정권 실현의 근간이다. 지방의회가 한국 민주주의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모진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꽃피울 그날을 기다리며 충남도의회의 노력이 도민의 행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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