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희 괴산군 사리면 산업팀장

필자는 괴산이 고향이고, 괴산군 공무원으로 20년 넘게 근무하며 사리면은 물론 괴산군 곳곳에서 공직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해 7월 인사이동으로 사리면 산업팀장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산업팀장으로 처음 맞은 2019 괴산고추축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괴산고추축제를 앞두고 두 달 가까운 기간, 사리면 주민들은 농사일도 제쳐놓고 면사무소 광장과 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읍면 대항 경기를 준비했다.

면사무소에서는 풍물놀이 연습이 한창이었다. 트랙터에 연결한 밧줄로 줄다리기 연습에 다 같이 힘을 모았으며 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삽으로 손수 일군 모래밭을 만들어 씨름 연습에도 매진했다. 사리면 주민들과 면 직원들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서로를 격려하며 응원하고 땀 흘린 덕분에 그해 축제에서 사리면은 농악·씨름·줄다리기 1위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사리면 주민들의 고향 사랑은 고추축제에서 그치지 않고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를 통한 괴산사랑운동으로까지 확대됐다.

주민들은 상가 앞 화분 시범 조성, 도로변 꽃길 조성에 자발적으로 나서며 마을 가꾸기에 늘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부터 류임걸 중흥이장이 하우스 안 포터 가득 꽃묘를 심어 놓으면, 이웃 주민들은 이를 알아서 가져가 집집마다 꽃을 심고 가꾸었다.

6월에는 사리면과 괴산군노인회 사리면 분회, 농협 흙사랑이 힘을 모아 '아름다운 경로당 가꾸기'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고 사리면 내 모든 경로당에 국화꽃을 식재했다.

또 백마권역 영농조합법인은 코스모스 씨를 구입해 백만권역 9개 마을에 나눠줬고, 마을부녀회가 중심이 돼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마을 구석구석 어디를 돌아봐도 아름다운 꽃이 즐비한 사리면이 되었다.

이런 성과들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리면 보광초등학교 동창들에게도 닿았고, 온라인에서 고향 마을의 아름다운 꽃 사진과 고향의 풍경을 접한 이들이 고향에 힘을 보태고자 기부로 화답하는 아름다운 사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사리면 백마저수지에 서서 하늘 아래 펼쳐진 드넓은 논과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과 제방을 따라 가을을 재촉하듯이 피어있는 코스모스 가득한 풍경을 가만 보고 있으면 사리면의 아름다움을 어떤 말과 글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이룩한 자랑하고픈 괴산 사리면, 코로나19로 힘든 요즘 어릴 적 느꼈던 추억의 향수가 물씬 젖어 있는 사리면에서 시골정취를 느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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