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당연한 것이 당연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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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당연한 것이 당연해지도록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10월 20일 19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0월 21일 수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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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아 청주시 환경정책과

얼마 전 출근길 라디오에서 이적의 노래 '당연한 것들'이 흘러나왔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들으며 운전했는데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라는 대목에서 무언가 찡하는 마음이 들었다. 코로나19 때문에 만든 노래인가?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당연한 것'이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우리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아왔는가?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인사로 악수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 이제는 상대방에게 당혹감 혹은 불쾌함까지 일으킬 수 있는 시절이 됐고, 직장 동료와 즐겁게 이야기 나누며 점심 식사를 하는 것이 너무나도 낯선 오래전 이야기가 돼버렸다.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방식을 너무나도 많이 바꿔버렸다. 부끄럽게도 올해 초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상향될 때까지만 해도 나는 코로나19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가 세계적으로 전염됐을 때도 한국에서는 외국과 달리 환자 발생이 적었고, 그로 인한 사망자 발생도 적었기 때문인지 이번에도 우리나라는 별일 없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코로나19는 너무나 빨리 확산하기 시작했고, 우리의 일상이 달라졌다. 방한용으로 사용하던 마스크를 집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착용하고 사무실에 들어서기 전 체온을 측정하고 근무시간 내내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보다 칸막이가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퇴근 후에는 일체의 모임 없이 외식 대신 배달음식을 먹는 모습이 우리의 일상이 됐다. '코로나 블루', '홈콕족' 등 변화된 일상을 말해주는 단어들이 생기고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위기에 좌절할지 새로운 도약을 할지는 그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달려 있다. 유구한 역사 동안 우리 민족은 위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우리 민족의 저력을 믿어본다. 위기일 때 결속력이 강해지고 나보다는 우리의 안위를 위해 불편과 희생을 감수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는 이유 중에는 혹시라도 내가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하나 있다. 세계가 극찬한 코리아 방역은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의 완화는 이제 방역에 덜 신경을 써도 된다는 면죄부가 아니다. 1단계로 완화됐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아직은 마스크를 벗을 때도, 친구들과 모임 할 때도 아니다.

그리고 감기·독감 환자가 늘어나는 환절기가 됐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사람이 늘어나 독감백신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 높다는 방증일 것이다. 어떤 누구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사람은 없다. 코로나19로부터 나를 지키고 내 주변 사람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마스크가 없었던 삶에 대한 미련은 빨리 떠나보내고 지금은 다시 마스크를 고쳐 써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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