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재 대전보건대 장례지도학과 교수

김과장과 이대리가 대전역에서 만나서 서울 출장길에 오른다. KTX가 신탄진쯤 지날 때 출발 시간에 맞춰 허겁지겁 나오느라 아침을 거른 이대리가 김과장에게 미리 사온 빵과 우유를 내민다. 전날 술자리가 있었던 김과장이 속이 안 좋아 안 먹겠다고 하더니 천안쯤 지날 때 빵 봉지를 뜯는다. 누가 보아도 김과장과 이대리는 같은 자리에 앉아서 빵을 먹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으로 해석한다며 ‘같은 곳에서 먹었다’는 표현은 오류는 없지만 이는 같은 열차를 타고 있는 사람에게만 통용되는 논리다. 기차를 타지 않은 사람이 볼 때는 이대리가 빵을 먹은 장소는 신탄진이고, 김과장이 빵을 먹은 장소는 천안이다. 열차 안과 밖에서 바라본 사람들한테는 각각 ‘그들만의 아침식사’가 되는것이다. 사실이란 어떤 걸까? 사정에 따라서 그때그때 입장을 달리 하면 되는 것인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풀렸다. 김장철 소금절인 배춧잎처럼 풀죽어 있던 사회가 활력에 넘치는 모습을 보니 느낌상으로는 마치 80년대 초에 유신정권이 무너진 이후 잠시 만끽하였던 서울의 봄을 맞은 듯하다. 그러나 코로나 뉴스특보가 보통 방송이 돼버린 지금 방역당국의 방역조치 노력이 ‘그들만의 방역조치’로 끝나서는 안된다. 2단계를 1단계로 낮춘 뜻은 그동안 너무 고생들 많았으니 코로나가 물러간 건 아니지만 각자 알아서 책임지고 조심하라는 뜻일 게다. 미국은 현재 코로나 상황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심각해 보인다. 신규 확진자 수가 몇 만 단위로 보통 우리나라 중소도시의 인구수 만큼 발생하고 있다.

‘추론’이란 어떠한 주제에 대하여 논거를 통한 진실을 논리적으로 밝혀 나아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즉 기존의 판단을 근거로 새로운 판단을 이끌어 내는 논리 전개 방식 중에 연역법과 귀납법이 있다. 코로나 감염을 우선 연역법으로 추론해보자. ①모든 사람은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 ②호날두도 트럼프도 코로나에 걸렸다. ③그러므로 나도 코로나에 걸릴수 있다. 결국 조금이라도 방심하는 사이에 나도 걸릴수도 있다는 뜻이다. 귀납법인 해석 방법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온다. ①호날두도 트럼프도 코로나에 걸렸다. ②호날두와 트럼프는 사람이다. ③그러므로 사람인 나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

코로나는 호날두가 한국의 팬 정도는 쿨하게 무시해도 되는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모른다. 트럼프가 얼마나 위대한(?) 미합중국 대통령 인지도 모른다. 세계 경찰인 미군도 예외가 없다. 백악관에 이어 미군 수뇌부까지 덮쳤다. 미군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를 가지고 있는지도 코로나는 모른다. 교황청에도 감염자가 발생됐다고 하니 코로나는 교황의 자비심마저 외면하고 있다. 정작 코르나가 무서워하는 건 우리 국민이 잘 지키며 쓰고 있는 마스크뿐인 듯하다. 다소 귀찮더라도 지킬건 지키자. 남을 위하는일 같지만 결국 나를 위한 일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