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클릭아트 제공

☞“베프였던 애가 나 손민수하고 배사해놨는데, 마치 꼽주려고 일부러 그런 거 같아. 빡치는데 손절할까” 알아들을 수 있는가. 웬 외계어냐 싶겠지만, 실제로 쓰이는 말이다. 그렇다. ‘요즘 애들’의 말이다. 우리나라 말이지만, 번역기가 필요하다. 해석하자면 “친한 친구(베프)였던 애가 날 따라하고(손민수) 카카오톡 배경사진(배사) 해놨는데, 마치 망신주려고(꼽주려고) 일부러 그런 거 같아. 매우 화나는데(빡치는데), 연 끊을까(손절할까)”이다. 저 짧은 문장을 읽는데 의문은 한가득이다. 비교적 쉬운 줄인 말부터 미스터리한 이름까지 나온다. 내가 아재인가 싶겠지만 괜찮다. 대부분 잘 모른다. 30대 초반인 나도 모른다.

☞어려운 말 투성이다. 물건·생활 정보를 얻기 위해 가끔 커뮤니티에 들어간다. 하지만 나올 땐 멍해있다. 느낌표를 찾기 위해 접속했으나 다른 물음표만 더 얻어 온다. 설명을 해주는데 대체 뭔 소린가 싶다. 짧은 글에 줄인말·은어 등이 남발한다. 추리도 어렵다. 한 예로 위에서 나온 ‘손민수’는 웹툰에서 유래된 말이다. ‘치즈 인 더 트랩’의 따라쟁이 캐릭터 이름이다. 웹툰을 봤거나 아니면 이 웹툰을 주제로 한 드라마·영화를 봤다면 알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모른다. ‘손수 만든 수제비를 가리키는 거냐’고 묻는 사람도 봤다.

☞인터넷에선 신조어 테스트가 화제다. 해마다 업데이트된다. 맨날 뭐가 추가된다. 서로 공유도 한다. 그리고 점수로 서로를 평가한다. 점수가 높으면 '신세대'·'젊은이'·'Z세대'라 치켜세운다. 반대로 점수가 낮으면 '아재'·'노인네'·'늙은이'라는 놀림을 받는다. ‘늙기 싫은’ 어른들은 공부를 한다. 찾아보고 물어본다. 그러다 뭐 하나 알게 되면 신이 난다. 또래들에게 "너 OO뜻 알아?"하며 우쭐댄다. 마치 신조어가 젊음의 척도가 됐다. 모르는 게 부끄러운 일이 됐다.

☞재밌는 신조어도 좋다. 세대 간 소통의 매개체임을 부정할 수 없다. 솔직히 기발함에 웃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우리 고유의 언어 '한글'이다. 주위를 보면, 한글조차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어른들도 많다. 그렇지만 공부는 안 한다. 놀 때도 그렇다. '신조어 테스트'는 열심히 하면서 '맞춤법 테스트'는 재미없어 한다. 신조어보다 한글이 우선임을 알아야 한다. 내일은 한글날이다. 하루만큼이라도 한글을 배우려는 노력을 하는 건 어떨까. 다들 ‘꿀잼’ 말고 ‘달보드레’한 휴일 보내시길….

편집부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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