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오 청주TP 자산관리 사업기획본부장

코로나19가 지구촌의 모든 일상을 뒤흔들어 놓았다. 일부 학자들은 자정능력을 잃고 자연을 파괴하고 자원을 낭비하는 호모 싸피엔스(현생인류)에 대한 자연생태계의 강력한 경고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인류에게 절망과 고통 뿐 아니라 희망과 기회도 동시에 보여준다. 이른바 '코로나19의 역설'이다.

최근, 우리는 실로 오랜만에 미세먼지가 없는 맑고 쾌적한 가을하늘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지구촌의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고 인간의 이동이 줄어든 까닭이다. 인간이 멈추자 지구가 되살아나고 있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초미세먼지의 '좋음' 일수는 93일로 지난해 63일에 비해 48%가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가 기상현상 때문인지 세계적으로 오염배출이 줄어든 탓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대기 질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는 우리사회에 또 하나의 커다란 문제를 던졌다. 그것은 팬데믹(pandemic)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Untact) 문화가 정착되면서 일어난 쓰레기대란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종이, 비닐, 스티로폼 등 생활폐기물이 급격히 증가고 있다. 올 상반기 생활폐기물의 일평균 발생량은 5349t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고, 종이류는 687t에서 889t, 플라스틱과 비닐도 각각 전년 상반기 대비 15.5%, 11.1%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매장을 찾기 보다는 온라인 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해간 까닭이다. 따라서 온라인 쇼핑 시장도 급격히 성장했다. 매출이 급락한 영세업체들 조차 일부 업종을 바꿔 주문배달로 전환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 7월 온라인 쇼핑거래액이 12조 962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8%(1조7653억원)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식약처 등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조차 온라인 장보기를 권장하는 형편이다 보니 이러한 현상은 심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쓰레기 대란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것을 방치할 경우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문화는 재택근무, 비대면 학습, 온라인 쇼핑 등의 형태로 우리사회 전반에 깊숙이 뿌리내려 새로운 문화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 주변의 쓰레기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교훈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는 보다 강력하고 발 빠른 대책을 추진해야한다. 장기적인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유통업계는 물론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같고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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