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낙춘 보령시부시장

지구의 약 70%는 바다다. 바다는 다양한 동식물의 원천이자 자원의 보고다. 그리고 인류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먹거리와 뱃길을 내어준다.

1994년에 발효된 '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에 의해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이 인정됨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이런 바다를 선점하기 위해 지금도 소리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가 역사상 동아시아 해상 패권을 잡으며 해상왕국으로 우뚝 섰던 시기가 있었다. 바로 통일신라시대 때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한 9세기 무렵이다.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시기인 828년 5월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 31일을 국가기념일인 바다의 날로 지정했다.

우리는 해상왕하면 대부분 장보고와 청해진을 떠올린다. 그러나 우리 충청지역을 거점으로 한 백제가 동아시아 해상왕국으로 이름을 떨쳤던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도 장보고 보다 약 450년이나 앞서는데 말이다.

백제는 4세기 중엽 근초고왕 때 중국의 산둥반도와 요서지방, 그리고 일본의 규슈지방까지 진출하며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떨쳤다. 백제는 한반도의 지리적 이점과 우수한 조선술로 동아시아의 바다를 장악하고 경영했다. 당시 우리 보령 앞바다의 항·포구와 섬들이 해상왕국 백제의 전초기지였음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보령시는 이러한 찬란했던 해상왕국 백제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신 해양시대 바다에서 보령의 미래를 찾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3km에 달하는 해안선에 머드축제로 유명한 국민휴양지 대천해수욕장과 신비의 바닷길로 알려진 무창포해수욕장, 올망졸망한 90개의 유무인도, 끝없이 펼쳐진 갯벌 속 천연머드는 신 해양시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소중한 자산이다. 이와 연계한 해양헬스케어, 해양바이오, 해양레저 및 관광, 해양생태환경 등 해양 신산업 발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리고 오는 2022년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를 개최한다. 정부승인 국제행사인 박람회에서는 우리나라의 해양신산업 전반에 대한 발전 방안을 모색한다. 해양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해양인프라 구축 및 SOC 사업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의 제2차 신항만건설 기본계획에 보령신항이 반영되었고 항만시설용 부지와 관리부두 조성 사업도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올해는 제2차 마리나 항만 기본계획에 우리 보령시의 대천항과 원산도 일원이 포함됐다. 우리 시는 대천항 일대에 약 1200억 원을 들여 요트 및 레저보트 계류장, 호텔과 상업시설, 클럽하우스 등을 갖춘 해양레포츠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해 오고 있다. 또한 원산도 오봉산 해수욕장에도 405억 원을 투입해 리조트형 마리나 항만을 조성한다.

해양에 대한 국민들의 접근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지난해 연말 우리 시 원산도와 태안군 안면도를 잇는 국도77호 원산안면대교가 개통된 데 이어 내년 연말쯤이면 대천항과 원산도까지 해저터널 구간도 개통된다.

그리고 대전 및 청주 등 충청 내륙지역 국민들의 바다 접근성 향상을 위해 보령~대전~보은 간 고속도로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고속도로 건설을 가시화할 수 있는 정부의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반영을 앞두고 있다. 또한 보령에서 시작해 부여·청양·공주를 거쳐 세종을 잇는 충청산업 문화철도(일명 보령선) 건설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연말로 예정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이 목표다. 이러한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 보령시는 서해안 최대의 해양관광 거점도시로 우뚝 설 것으로 확신한다. 바다를 통해 우리 국민과 시민들께 보다 풍요롭고 여유로운 삶을 제공하는 것이 21세기 신 해양시대의 흐름이다.

옛날 우리 선조인 백제인들이 우리 보령 앞바다를 무대로 해상왕국의 꿈을 이루었듯이, 우리도 드넓은 보령 앞바다에서 찬란했던 백제의 영광을 재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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